스물여덟 살이라는 나이는 내게 애매한 나이다.
어느 정도 사회 경험이 쌓이고,
세상 돌아가는 톱니바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목돈이 필요하기도,
그를 위해 또 모아두기도 하고,
28살의 나이란 경험이 많다고
얘기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이기엔 너무 많은 것이 묻어있다.
보내는 날, 하루하루가 애매하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지
매번, 매 순간, 시간마다 고민하고 바뀐다.
초등학교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은 모습이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때의 나는 재는 것 없이
순수하게 하고 싶은 것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내가 가진 것과
현실을 재가며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바쁘다.
나름 확고하다고 생각한
믿음은 사실 그리 견고하지 않았나 보다.
들고 있는 것들을 포기하지 못한 채,
멀리 보이는 것을 잡으러 가지도 못한다.
리스크는 어느샌가 무서워졌고,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며,
새로운 것은 두려워졌다.
작고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어간다.
내 믿음은 확고하다 했던 생각은 안에서부터
얼기설기 엮어 만들어 쌓아 올렸는지 점차 무너져 내린다.
스물여덟이 지내는 가을과 겨울의
길목은 생각보다 추웠고,
반대로 또 견딜 만했다.
그렇게 애매한 날들이 이어지고
사방팔방 나는 쪼개져 흩어져있는 거 같았지만,
그 와중에도 보이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에게 얻어낼 수 없는 경험들,
맞물려 돌아가는 바퀴의 원리,
돈을 모아가며 얻는 행복감.
그 정반대에서 얻는 기쁨을 보지 못하고
울먹거리며 길을 찾았었다.
지금이라고 확실한 건 아니다.
다만 그 애매한 날 속에서도 나는 실없이 웃기도,
들고 있는 것을 놓쳐가며 빙둘러가기도하고,
리스크는 생각도 안 한 채 달려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떠한 것을 하더라도 나를 채워가며 또 하루를 보내겠지.
똑똑, 안녕하세요?
인사하긴 조금 애매한 날이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또 일어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