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음식, 생각, 주먹밥

by 소이치

주먹밥

여러 가지 양념을 한 밥을 뭉쳐 먹기 쉽게 만든 밥.

주먹밥 특징) 간편하고, 여러 맛이 있고, 맛있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주먹밥은 언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특별히 하는 것도 없으면서 남들보다 일찍 학교에 가는 것이 특기였던 나는 언제나 정문 앞 분식집의 첫 번째 손님이기 일쑤였다.


갓 만든 김치 주먹빕과 닭강정을 빈 교실에서 먹으면 딴짓도 하고 먹은 후에는 나른하게 잠을 자는 게 너무나 좋았더래지. 지금이야 굳이 분식집이 아니어도 어느 편의점에 가도 삼각김밥과 함께 전에 먹던 진짜 주먹만 한 주먹밥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끼니를 놓칠 때나 출출할 때 한두 개로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onigiri-3948400_1920.jpg 사진 보면 생각나는 주먹밥


주먹밥은 어느 때나 그렇듯 만드는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고 맛도 다양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조금은 슬픈 일이지만 요즘같이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날이 많아질수록 별다른 과정 없이 쉽게 사고 쉽게 먹는 건 그만큼 사는 게 힘들어졌다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예전과 지금이나 같은 건 쉽게, 빠르게 끼니를 때우고 또 일하는 우리 모습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항상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지갑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아도 만족하며 사는 마음이 넓어지기를 바라며. 누군가는 돈 걱정 안 하는 삶을, 다들 저마다의 삶을 꿈꾸며 그를 위해 노력하겠지. 그만큼 나와 그 들은 여유를 잃어가는지 모르겠다. 바람과 비에 무디고 무뎌진 바윗덩어리처럼. 일에 치이고 치여 당연한 게 되어버린 우리처럼. 이번 주말에는 주먹밥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밥을 해 먹어야겠다. 귀찮을진 모르지만, 아니 분명 귀찮겠지만, 시간을 들이고 따뜻한 밥을 먹고 숨을 돌려야지. 그다음 날엔 주먹밥을 먹더라도.

작가의 이전글2019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