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음식, 생각, 와인

by 소이치

와인

잘 익은 포도의 당분을 발효시켜 만든 술

와인 특징) 입에 맞는다고 쭉 마시다 보면 어느샌가 자고 있다.




처음 와인을 언제 접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이유는 확실히 기억나는데 멋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서, 정확히는 허세였을 것이다.

아직도 주위를 보면 소주, 맥주와는 달리 와인은 좀 더 고급스러운 술이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고, 여러 동영상을 보면 와인을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배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내게 지금의 와인은 이런저런 기억이 담긴 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20190418_132101.jpg 어떤 술이면 어때

처음 열정적으로 공부하며 마시는 방법도 따라 해 볼 때랑은 상당히 다르지. 그렇게 배워봐야 사실 그렇게 마셔야 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고 향과 맛을 음미하며 먹어야 하는 좋은 품질의 와인을 먹기에는 여유가 없었다.

그냥 가끔 마트에 들릴 때 적당한 가격대의 적당한 맛의 와인을 골라 적당한 분위기를 잡아가며 마셨다. (사실 적당한 맛이라고 확인할 수 없었던 게 유명한 와인을 많이 마셔보진 못했다) 그렇다 보니 내게 와인은 좋아하는 맥주처럼 언제나 마시는 술은 아니었고 마시게 될 때마다 기억에 남는 술이 되었다.

20190418_132118.jpg 어느샌가 모으게 된 코르크


와인을 고르던 날, 가격대와 도수, 당도를 보고, 마실 사람을 생각하고, 함께 마시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 눈으로 보고 향을 맡고 공기를 곁들여 같은 방법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었고, 취하기에는 적당했다.

누구에게든 최고의 술은 있다. 소주, 맥주, 와인, 위스키, 보드카... 종류는 더없이 많겠지만 또 각자의 최고의 술은 따로 있다. 와인은 내게 최고의 술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기억을 남겨준 술이 아닐까 싶다.


요즘의 나는 계속 술 마시는 법을 지키지 않는다. 지켜야 할 이유도 사실 잘 모르겠다. 또한 나와 마시는 사람들도 그렇다. 정해진 룰이 아니라 지금 앉아있는 사람과 지금 마시는 술, 이야기에 집중한다.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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