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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정수 Oct 05. 2017

오늘도 다림질

꿈이 현실되다

아침 6시부터 애들 우유 주고 씻기고 준비해서 보건소에서 예방접종 맞힌 후. 유치원에 달래서 데려다 놓고 후다닥 집에 와서 세탁기 돌리고 진공청소기로 쓸어 담고 물걸레질 열심히 한다. 한숨 돌리세 없이 이제 젖병도 닦아야 하고 드디어 오늘의 큰일 다림질해야 한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해야 하는 애들 옷 다림질은 특히 유치원 교복을 다릴 때 신중히 처리한다. 아무래도 내 사랑하는 아이들 옷이라 그런지 꼼꼼히 다리다 보면 한두 시간은 금세 지나고 땀에 범벅되지만 그래도 내 꿈대로 하고 있어 행복하다.


그렇다, 나는 손 주부이다. 그동안 사회 생활하며 부장, 실장, 대표, 이사, 선생, 셰프, 본부장 등 다양한 직책으로 불렸지만 그래도 가장 가슴에 와닿고 공감되는 말이 바로 손주부이다. 십수 년 자취 생활하며 터득한 생활습관을 오로지 가족을 위해 발휘할 때 행복하다.  


그렇다고 시간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회사일 하고 의뢰 들어온 일도 처리해야 하고 청탁받는 원고도 써야 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는 눈코 뜰새없이 바쁘지만 그래도 내 새끼들 데리러 가는 시간 안에는 잠시 이렇게 살림과 일을 할 수 있다.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은 높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가 좋다. 새벽에 또다시 식도염이 도져 아침부터 진통제, 소염제, 위염제 약을 먹고 있지만 그래도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이 땀 흘리며 일하다 보니 벌써 10시가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요즘 나를 만나고 싶고 부탁하는 사람이 많이 줄기는 했다. 워낙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보여서 그런지 아니면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나를 만나고 싶고 부탁하고 싶다면 내 시간에 맞추면 된다. 오늘도 웃으며 열심히 달린다. 나는 손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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