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가지 이유로 짚어 드립니다.
공채를 진행 중인 와중이라 자기소개서를 많이들 쓰실 듯합니다.
그래서 과연 내 자소서는 멀쩡한지 고민을 해보시라고, 뼈를 때리는 각오로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글들을 보시면 노하우 등을 작성한 부분이 있는데요.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내 자소서에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래서 글이 다소 공격적일 수 있습니다. (경고!!!) 만약 이 두 가지가 모두에 해당한다면, 이 두 가지를 역설적으로 죽어라 하면 됩니다.
문제도 해결도 결국 같은 뿌리에 있음을 잊지 마세요.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면,
자소서를 쓰면 안 됩니다.
자소서의 최종 목적은 입사(취업)입니다. 그리고 입사는 '일'을 하기 위함이죠. 우리에게 '일'은 직무로 해석될 수 있고, 그래서 무엇을 하는지를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자소서는 그 일을 하기 위한 최초의 테스트입니다. 여러 질문으로 여러분의 일을 하기 위한 역량, 경험을 검증하고 확인하죠. 그냥 스쳐가는 지원자가 될지, 꼭 뽑아야 할 후보 중 한 명이 될지가 판단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목표이자 목적인 '일'을 모른다면 이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모 은행의 자소서 질문에 '현재 은행의 트렌드와 해당 은행의 대응을 직무 중심으로 제안해라'라는 뉘앙스의 항목이 있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전체가 담긴 것으로 질문의 구조나 내용이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질문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1. 산업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2. 우리 은행은 무엇을 해야 하나
3. 직무 중심으로 아이디어 좀 내봐
위 1→ 2 → 3 단계별 생각을 글로 쓰면 되는데요. 이 중 하나라도 쓰지 못한다면 완성은커녕 애초의 질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는 은행에서 내가 할 일을 이해하고 있는가?'
그럼 일을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기업은 하나의 산업에 속해 있습니다. 은행은 금융이죠. 금융 안의 은행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해 있습니다. 은행이 하는 일은 개인과 기업에게 돈을 받아 빌려주고 차이로 돈을 버는 것이 주요 수익이죠. 그 안에 다양한 역할과 업무가 있습니다. 개인창구라면 할 법한 일들을 여기서 떠올리면 되겠죠?
그 '일'이 바로 여러분이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인데요. 시작부터 보면 산업 / 기업 그리고 일까지 깊고 좁게 파고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의 정의를 명확하게 하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경험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죠. 이는 곧 자소서의 질문이자 답변들이기도 합니다.
아니라면,
아직 그 회사, 그 직무에 자소서를 쓰면 안 됩니다.
매일 같이 글쓰기를 연습하지 않는다면
자소서를 쓰면 안 됩니다.
이제 문제는 기업이 원하는 분량의 자소서를 쓰는 일입니다.
쓰려고 파일을 열면 수 백자에서 수 천자까지의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 백대 일의 경쟁을 생각하면, 결국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도 알 수 있죠. 자소서를 다 읽어 볼지 말지는 추후의 문제입니다. 왜냐면 읽는다면 글쓰기의 위력이 더 크게 발휘될 것이고, 아니라면 언젠가 쓴 글이 다시 활용될 테니까요.
근데 여기서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목적이 뚜렷한 글을 쓰시나요?
500자 이상... 아니 200자 이상의 글을 얼마나 자주 쓰느냐를 물었을 때 '네'라고 대답할 확률은 (적어도 저의 경험 속에서) 매우 낮습니다. 인스타에 글을 쓰는 것을 포함하더라도 말이죠. 여하튼 그만큼 우리는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고, 더욱이 목적과 선택을 받는 자소서류의 글쓰기는 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다양한 소재를 가져와야 하기도 하고, 기획 수준의 생각과 정리 및 자료 조사가 필요한 글을 쓰는 경험은 더더욱 부족합니다. 그래서 자소서가 어려 분들에게 '어렵다'라고 느껴지는 것이죠.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채용의 과정은 자소서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결국 언젠가는 들통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꾸준히 매일... 조금씩 혹은 자소서의 반복 작성을 통해서 (매 번 새롭게 쓰는) 글을 쓰는 연습을 죽어라 해야 합니다.
글을 잘 쓰는 것은 말을 잘하는 것과도 연결됩니다.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수단이 다를 뿐, 과정은 비슷하기 때문이죠.
취업 시즌이 되었다고 모두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펙은 점점 더 높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지금은 더더욱 준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차별점을 만들기 마련인데요.
과연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