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회사에서의 성취감은 추구하지 않는 거야?
by ASH
회사 일이 재미없다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니 회사 일이 재미있다는 사람이 훨씬 적겠지.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왜 회사일을 재미없어할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적은 월급, 짜증 나는 상사, 맞지 않는 일 등 진짜 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유가 있을 거다.
여기서는 적은 월급이나 짜증 나는 상사처럼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나 회사 조직적인 측면은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어차피 이런 것들은 신경 써봤자 바뀌는 건 없고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버티거나, 떠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조금이나마 회사 일을 재밌게 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게 중요하다.
회사에서 내 유일하게 내 의지로 바꾸고 개선할 수 있는 건 '내가 하는 일'이다. 그럼 내가 하는 재미없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재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일의 재미를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일에서의 성취감을 높이는 것이다.
게임이 재밌는 이유를 생각하면 쉽다. 높은 레벨의 몹을 잡거나, 상대를 이기거나, 최고 기록을 세웠을 때 짜릿한 성취감을 느낀다. 이러한 성취감은 계속해서 게임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마찬가지로 일에서의 성취감 역시 조금 더 재밌게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번 글에서 말하는 말하는 일의 성취감은 ROAS 달성, 판매 실적 달성과 같은 외부적 목표랑 연관된 게 아니다. 스스로 컨트롤 가능한 성취감에 대해 말하려 한다. 따라서 이 글의 성취감 획득 방법은 마케팅, 세일즈와 같이 외부적인 목표를 잡기 힘든 직군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근 소확행에 이어 소확성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소확성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취미를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한다. 퇴근 후의 소확성은 이렇게 많이 추구하면서,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에서는 왜 성취감을 추구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
회사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만들고, 이러한 경험이 쌓여 일이 조금이나마 더 재밌어졌다면 분명히 삶도 조금 더 나아질 거라 믿는다. 아래는 경험으로 도출해낸 '회사에서의 소확성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회사 일을 더 재밌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일단 업무를 최대한 잘게 쪼갠다. 쪼개면서 '아 이 정도까지 쪼개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잘게 쪼개자. 이 단계가 가장 핵심이다. 습관적으로 해서 몸에 밴 업무도 잘게 쪼개서 적자.
브런치 글쓰기가 업무라면 할 일을 '브런치 글 쓰기'로 적는 것이 아니라, '제목 쓰기' '도입부 쓰기' '본문 쓰기' '사진 첨부하기' '맞춤법 검사하기' '모바일 가독성 확인하기' 식으로 적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업무를 잘게 쪼개다 보면 내가 일할 때 무엇을 빼먹거나 실수하는지 더 빠르게 알 수 있다. 이렇게 실수를 하나씩 고쳐나가면 일에서의 성취감도 더 빠르게 느낄 거다.
그다음에는 잘게 쪼갠 업무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적어 놓자. 여기서 핵심은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다이어리에 업무를 다 적어 놓고 다이어리를 가방에 넣어 버리면 쉽게 볼 수가 없는데 이렇게 하면 잘못된 방식이다.
눈만 돌리면 볼 수 있는 정도로 무조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적어야 한다. 포스트잇에 적어서 모니터에 붙여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회사 책상 달력에 적어도 좋고, 노션이나 구글 캘린더에 적은 다음에 수시로 보는 것도 좋다. 어디에 적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적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쪼갠 업무를 쉽게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잘게 쪼갠 업무를 하나씩 하고, 완료할 때마다 끝낸 업무에다가 완료 표시를 해준다. 업무를 끝냈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이다. 글자에 밑줄을 치든, 동그라미를 치든 상관없다.
대신 업무를 적어 놓은 곳(노션이든, 포스트잇이든)을 완전히 업무를 적기 전 백지상태로 만들어버리면 안 된다. 이렇게 지워버리면 업무를 완료했다는 걸 눈으로 볼 수 없어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 줄어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노션으로 업무를 관리하는데 업무 속성 중 하나로 진행 현황을 만들어서, To-Do, In Progress, Finish로 구분을 해놨다. 업무 시작 전에는 To-Do로 설정해놓고, 업무를 완료하면 Finish로 바꿔준다. (In Progress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집중이 안될 때 다시 한번 다잡는 정도로 사용한다)
개인적으로는 노션을 사용해 업무 현황을 관리한다
업무를 잘게 쪼개고, 업무를 하고, 끝낼 때마다 완료 표시를 하면서 하루를 보내면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눈으로 직접 내가 끝낸 업무를 보면서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하루 이틀 정도 이렇게 한다고 큰 성취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위 방법으로 소소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또 내가 직접 일을 완료하기 때문에 확실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을 일주일, 한 달, 6개월씩 하면, 그동안 내가 했던 일이 더 많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며 특별한 비법이 나오지 않아 실망했을 수도 있다. 원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대단하고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다. 큰 성취감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혹시 큰 성취감을 쉽고 빠르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내가 먼저 알고 싶다.
성취감을 얻는 특별한 방법이 없으니, 매일의 작은 성취감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더 큰 성취감을 쌓아야 한다. 작은 성공들이 모여 큰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그리고 성취감은 누가 갖다 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성취감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자신의 성취감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밖에 없다. 그러니 더 적극적으로 회사에서의, 내 일에서의 성취감을 추구해야 한다.
그동안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하던 대로만 계속하면 앞으로도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 텐데, 지금이라도 소확성을 추구하면 된다. 이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일할 날이 훨씬 더 많을 텐데, 매일 일에서 소확성을 느낄 수 있길.
본 글은 작가 ASH님의 허가를 받고 취준생LAB 브런치에 재연재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