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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인 Apr 28. 2018

2018년 04월 28일 토요일 오전 12시 31분

리버스 린 스타트업

서비스 출시일을 며칠 앞에 두고 멤버들이 분주했다. 고작 4명의 멤버뿐이지만 서비스 운영과 제품 개발로 나뉘어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배는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점에 수차례 노출된 상태로 항해하고 있었다.




반복적인 출시일 연기

첫 번째 연기

팀의 리빌딩이 마무리되고 초기 회의에서 4월 1일 출시를 목표로 두고 이야기를 진행해왔다. 본격적인 준비가 돌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시일까지 제품 개발 완료도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4월 9일로 변경하였다. 이 부분은 초기에 내부 견적을 제대로 책정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 여겼다. 특히, 서버 개발 경험이 없었던 터라 이 작업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빼앗겼던 것으로 판단했다.


두 번째 연기

개발 완료 일정을 1주일 앞두고 또 다시 계획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우리가 개발해야 할 총 4개의 서비스중에 일부는 90% 이상 완성한 상태였다. 합리적인 이슈라 판단하고 또 다시 1주일을 연기하여 4월 16일로 변경하였다.


세 번째 연기

대외적으로는 부끄러운 이야기겠지만 4월 16일이 다가오면서 개발 일정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팀내 분위기를 고려하여 이번에는 2주를 한 번에 늦추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5월 1일이 최종 출시일로 변경되었다.


마지막 연기(?)

우여곡절 끝에 정해진 출시일을 이제 4일 앞두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나올 예정이었던 서비스들이 있었기에 마무리가 되는 것을 보고 퇴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것조차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을 밤늦게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결국 또 다시 일정을 연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5월 7일이 될지, 5월 14일이 될지 또는 그보다 더 멀리 일정이 잡힐지는 알 수 없다.


회고, 그리고 나의 잘못

팀보다 개인에 집중

팀을 완전하게 리빌딩한 후에 멤버들의 특성을 깊게 알고 싶었다. 강력한 Rule 대신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한 역량 극대화가 이루어지길 바랐었다.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든 이해했고 책임을 가져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최대한 각자의 개성에 맞게 진행할 것이라 신뢰하고 개인적 판단은 유보했었다. 하지만 이는 너무도 이상적인 목표에 가까웠고 자율을 활용할 방법과 그것이 우리 팀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탄탄한 밑그림 없이 진행한 일이기에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구글, 페이스북이 아니었다. 더욱 더 팀에 집중했어야 했다.


비용 통제 실패

출시 일정이 1주일 연기될 때마다 매몰되는 비용이 커진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한 차례, 두 차례 미루어오면서 모르는 것만 못한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어느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어떤 것이 매몰비용이 되기 쉬운지 명확히 아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앎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이것은 통제에 실패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던 시절에는 아직 배우지 않았으니까, 몰랐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아주 좋은 변명거리였다. 그리고 모르는 것들을 조금씩 배워왔다. 그런데 이제는 배운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는 것이 많다고 해서 잘 할 수는 없다. 배우고 학습하고 깨달은 경험들로부터 다음 결정들이 나와야 한다. 지난 팀 리빌딩도 그러한 판단중에 하나였다고 생각된다.


그럼 지금 나는 어떤 결정을 또 과거에 사묻혀 미루고 있을까?

무엇이 두려워 아는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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