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를 잘 하는 방법에 관한 소고.
복숭아는 물러질수록 달콤한 부분이 많다. 흠집에도 단내가 스치는데, 이 과육은 무르익으면 얼마나 감미로울까. 멍이 나도 달콤한 군데군데가 많은 건 늘 부럽고도 독특한 게 복숭아다, 풋내나는 딱딱함도 꽤 매력이고, 물기많은 시기도 매력적인.
나는 항상 떨이 판매대 위 복숭아들처럼 멍이 많은 사람이었다. 늘상 나는 나의 노력에 목이 말랐다. 아무리 3-4시간씩 운동해도 부족했고, 시합 전에 발목 인대에 무리가 가도 싸이클이라도 타려고 발목에 두를 냉찜질팩에 얼음을 가득 채웠다. 입시 시절엔 밤새 필사를 해서 오른쪽 손날에 굳은살이 올랐고, 사당에 있던 문예창작 학원에 제일 먼저 가서 제일 늦게 집으로 나서곤 했다. 나는 그렇게 멍울을 달고다니던 소녀였다.
물론 부산스럽게 다니는 발걸음 탓에 어딘가에 치여 무릎이나 팔뚝에 난 피멍들을 달고다니곤 했다. 파워랙에 찍혀 정강이에 난 상처는 그대로 흉터로 박혀 있다. 그 멍들은 아마도 내 급한 성격때문일테다. 그렇다면 발걸음은 멈추지 말아야하나, 혹은 모서리들을 피해다니면서 평평하고 안온한 길만 다녀야할까.
그렇다고 나는 내 빠른 발걸음이 밉지 않다. 종종 사람들이 못 쫓아올때도 있지만, 그렇기때문에 그들의 속도에도 조금씩 진전이 있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게 많아 모서리가 많은 20대의 길목에서 주저앉은 적이 참 많아
식이장애가 너무 심해 1년을 온 식구들을 고생시킨 시절, 우리집 강아지도 날 한심해하지 않을까 생각했을 정도다. 그렇지만 난 내 길과 장애물들도 참 좋았다. 위기는 언제나 위기였을뿐, 기회인 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위기를 넘을 때마다 할 수 있늠 이야기가 많아졌고, 또 나는 내가 조금씩 대견했다.
(9년 전, 웨이트 1-2년 차때다. 몸은 왜 이렇게 작은지)
시합이 한 달 남았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바빠질 거란 걸 체감한다. 꿈속에서도 운동을 하고, 트레이닝 수업 스케쥴을 짠다. 그리고는 잠에 깨서도 공복 유산소를 타면서 운동 루틴을 짠다. 나는 항상 똑같이 움직였고, 길목에는 장애물들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고개 드는 생각은 나는 항상 모자른 사람이기에 내가 괜찮을까, 하는 어린 마음이었다. 그것이 스쿼트를 할때도 머릿속으로 날아들었다. 원판을 빼고 벨트를 찰 때도, 나는 항상 그 생각과 싸우느라 바빴다.
(어제 스쿼트 스테이블, 성공적)
회원들에게 말하는 스쿼트 잘 하는 방법은 발가락 접지를 잘 하고, 그대로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다. 잘 앉았다 일어나는 것만큼 스쿼트를 잘 설명할 수가 없다. 아무 생각없이 움직임이 매끄러워야한다. 그럴려면? 고관절도 유연해야하고, 흉추 가동성도 좋아야하고, 견착도..(주절주절).
팩트는, 아니다. 그냥 좀 못하던 시절도 잘 견뎌야한다. 빼빼 말라 다리를 어디에 둬야 될지도 모르고 어리숙하던 시절들. 하도 동작을 많이 하느라 신경통이 와 잠못들던 밤들. 풋내 나던 날들도, 또 하나의 멍을 달던 시간들.
이 10년을 지나 또 새로운 미래를 앞두고, 부딪침들 앞에서 나는 또 어리숙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러 진통 속에서 물러지고 어그러질 수도 있는 불안감은 좀 접어두고.
오롯하게 무르익을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