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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입장정리 Feb 19. 2023

코딩 겉핥기

요즘 일을 줄이기 위한 코딩의 늪에 빠져 있다. 사실 늪이라기보다는 접시물에 코를 박고 허우적대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데이터 사이언스 전체 과정 중 2%를 이수함) 개인적으로 코딩을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대학 시절 심리학회 동료들과 함께 R과 관련된 겨울방학 특강을 들었는데, 호기롭게 완주해야지 하고 신청한 지 하루만에 코딩 대신 웹툰 두어개를 정주행한 경험이 있다. 별로 내 실생활과 관련도 없고,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그때 본 그 웹툰은 상당히 슬펐기 때문에 코딩을 하는 척 하면서 몰래 보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실제로 울었다면 교수님과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 이상한 사람 같아 보였겠지. 코딩을 하면서 우는 미친 놈이 있다니.. 아무튼간에 웹툰은 재밌었고 남은 지식은 없다.


며칠 정도 코딩의 겉을 핥아본 결과, 코딩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둘씩 없어지는 중이다. 가령 이전까지 코딩 하면 뭔가 머리가 엉망이 된 사람이 커피와 담배를 잔뜩 꼬나물고 셔츠를 풀어헤친 채 멋있게 컴퓨터를 두들기는 이미지가 떠올랐지만, 지금은 코딩 하면 굿을 하는 무당이나 신령님게 기우제를 지내는 주술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둘 다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특정한 방법으로 특정한 위치에 가져다달라는 주문을 하는 행위인데, 대상이 알아들을 수 있는 특정한 언어로 특정한 문법과 규칙에 맞춰 요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해도 아무런 결과물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정말 빡치는데 고대의 주술사나 무당들은 빡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분노한 사람들에게 얻어맞았을 테니 주술이나 굿을 배우는 것보다는 코딩을 배우는 것이 아무래도 더 안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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