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벚꽃구경
갈 수 있을까
짧은 개화가 지나면 다시 일 년
가고 돌아오지 않아
멈춰버린 사진에는
돌보지 않은 추억이 고아처럼
낡아있고
빈 시간을 메울 수 없어
해진 외로움
꽃잎처럼
마른 봄바람을 흩날렸다
문득
무등 태우시던 내 아버지
기억인지 사진인지 모를
어린 날
영상 하나
올해
벚꽃 만개한 날에는
나무 아래 목말 타고
꽃길을 걷는
아이
시어마다 스치는 따뜻한 바람
단단하고 푸근한 어깨 위
봄 오후의 처연한 빛줄기
눈부신 아이의 탄성 소리
그런 날이 좋겠다
꽃잎을 투과한
빛이 향긋한
이외수 작가님이 '잘 숙성된 시'라고 평해주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