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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골프연습장 vs 강북 조기축구회

부모님의 운동취미는 아이들이 보고 배운다.

by 애셋요한

“아빠, 골프가 왜 재밌어?”


큰 아이가 물었다. 강남 할머니가 즐겨보시는 골프 TV

중계를 보다 문득 궁금했던 것 같다. 나는 골프는 직접 해

봐야지만 알 수 있다며 미소 지었다. 나에게도 골프란 스포츠는 한참이 지나 경험을 통해서만 그 재미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남출신 장모님과 장인어른은 시간이 날때면 골프연습장

을 찾고 주말에 시간이 될 때면 골프장을 따로따로(?)

다니셨다. 특히, 사교가 필요했던 장모님의 사업 특성상

골프는 취미뿐만 아니라, 일의 연장 이었다. 출근복장이

정장이었다면, 주말 업무 복장은 카라티와 골프화였다.

어느날, 장모님 댁 창고를 대청소할 때도 시대별로 유행하는

골프채와 용품들이 잔뜩나와 신기하게 구경했었다.

어린시절, 동네 큰길가에 있던 인도어 골프연습장에서 울려

퍼지는 공 때리는 소리를 듣고, 드라마에서만 보던 회장님

이나 치는 줄 알았던 골프를 치셨던 처가 내외분이 새삼

다르게 보였다.


그나마 박세리 이후에나 골프에 관심이 생긴거 같다


강북에서 살던 어린시절, 그래도 아버님이 대단한건 매주

동네 조기축구모임에 나가셔서 공을 차셨던 것이다. 무릎이

아프셔서 뒤에는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꾸셨지만 그래도

운동은 꾸준히 하셨다. 주말 아침, 9시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려고 일어나면 아버지는 이미 동네 운동장에서 동네분들

과 경기중이셨다.

일요일 아침 디즈니 만화동산은 하루의 루틴이었다 @출처: KBS


슬리퍼에 양말을 신고 느긋하게 와서, 제 각각인 유니폼에

파란색, 빨간색 다른색깔 조끼로 편을 나누어 시합하시는

어른들은, 가끔 심판의 판정에 불복해서 운동장 가운데에서

한판 싸움을 벌이셨다. 그래도, 경기가 끝나면 운동장 한

곳에 두부김치, 오뎅탕을 들통에 가득 끓여 나눠 드시며 화해

하셨다. 나는 축구구경 보다 뒷풀이를 좋아했다.
동대표 아저씨, 교회 목사님, 택시기사 아저씨가 모여 게임

하고, 뒷풀이를 하며 나눈 이야기는 사회적 인맥이 아니라,

사는 얘기, 걱정, 위로였다.
“애가 공부를 잘하네.”, “어머님 수술은 어땠어요?”
그런 대화들이 축구장에서 이루어졌다.


그래도 수십년의 내공은 무시할 수 없는 조기축구회



강남의 골프연습장은 사교의 무대였다. 시설과 벙커, 퍼팅

코스 관리비만큼 깔끔하게 정제된 인간관계가 다져지는 곳.

강북의 축구장은 공동체의 운동장이었다. 공 하나로 엉뚱한

실수에 다 같이 웃고, 패배의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모임 자체에 의미가 있는 곳

세월이 흘러, 나는 지금 아이들과 주말마다 몸을 움직이려

애쓴다. 그리고 아이들이 원하는 운동을 찾아, 꾸준하게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활동으로 삼았으면 한다.

큰 아들은 축구 클럽, 딸은 댄스 학원을 원하는데, 막내는

아직 종목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급한 것은 없다.

그저 본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어린시절 운동에 소질이 있다며 시작한 엘리트 체육

으로 좋아하던 운동이 싫어지고, 성장기의 몸이 망가지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래서 나는 더욱 아이들은 천재적인 능력

이 없다면 그저 좋아하는 것만 찾았으면 좋겠다.



직장 상사분는 여전히 골프의 가치를 말한다.

“관계와 매너를 배우는 데 좋아. 사회에서 꼭 필요해.”

그말도 맞다. 골프도 좋아하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탓인지, 2004년 풀코스 참가

마라톤 이후 계속하고 있는 달리기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

무엇이 되었던, 더 늦기 전에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마라톤은 언제가 될지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 베를린마라톤


아이에게 묻는다.

“너는 어떤 운동이 좋아?”

“아빠랑 같이 뛰는 거!”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말에 모든 게 정리됐다. 골프장이든

축구장이든, 누구와 함께 즐겁게 꾸준하게 뛰는지가 추억을

만든다.



■ TMI - 한국 축구리그는 몇부까지 있을까?


7부 리그까지 있다. 그중에 프로는 2부리그까지.

일반적으로 1부 리그(K리그1) 와 2부 리그(K리그2)

구간부터 진정한 의미의 프로 축구로 간주된다.

* K리그1, K리그2는 모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

구단들이 프로 라이선스를 갖춰야 참가할 수 있다.

K3·K4는 엄밀히 말하면 완전한 프로는 아니며, 경기 형태나

구단 운영 여건 등에 따라 준프로/세미프로적 요소가 강하다

* 5부 (K5리그) ~ 7부 (K7리그)는 아마추어 리그 수준



■ AI 시대 육아 메시지


AI는 운동을 대신해 줄수 없다. 함께 뛰며 얻는 땀방울의

감각도 대신할 수 없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공을 차고,

네트를 넘기며, 몸으로 웃는 경험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정서적 안전망이다. 골프장의 세련됨이든, 축구장의 격렬함

이든, 결국 아이에게 남는 건 함께 뛰던 시간의 체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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