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 그리고(25.12.26)
장애인신문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로서 25년 1월부터 12월까지
사람·이야기·사회·이슈 등을 주제로 정기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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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청계천과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중증장애인생산품박람회. 올해는 서울 양재AT센터를 비롯하여 비슷한 형태의 행사가 코엑스 등지에서 개최되었다. 특히 <2025 중증장애인생산품박람회>는 규모도 규모지만 좀 더 다채로운 굿즈, 부스들로 꾸며져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다.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재활상담사로서, 일반 시민으로서 통합적으로 바라본 이날의 현장, 특별한 에피소드까지 포함하여 생생하게 남긴다.
이틀 동안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친환경을 살린 중증장애인생산품 부스가 늘었다는 점이다. 그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실용성까지 겸비하여 구매의욕을 높인 굿즈들이 많았다. 퀄리티도 낮지 않았다. 트렌드에 맞게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은 패턴과 색, 구성으로 진열됨을 부스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음식들도 마찬가지였다. 기호식품 중심으로 꾸며진 전과 달리 제로 열풍에 힘입어 맛과 건강까지 고려한 생산품들이 여럿 보였다. 실제 시식도 해봤는데 시중에서 파는 제품과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맛과 영양이 괜찮았다. 가격대는 조금 높은 편이나 양과 질 모두 충분히 제값을 받을만하다 싶을 정도로 많고 또 높았다.
물론 보완할 점은 존재한다. 시중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성 그리고 주 소비 타깃층을 고려한 이벤트 및 소통채널의 정기적 운영 등이 그것이다. 단순히 업무 중 하나라는 생각 혹은 판매 자체에만 목적을 두고 중증장애인생산품의 진정한 의의를 망각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소비자 입장에서 들었다. 자신의 사회적 신념과 윤리적 가치 등을 소비 행위를 통하여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
지난 11월 초,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한 팝업스토어 행사가 떠오른다. 다른 볼 일 때문에 잠시 방문하였는데 한 온라인게임의 사회공헌사업과 연계하여 진행하였다고. 여주 푸르메소셜팜과 무이숲에서 일하는 발달장애 농부 및 파티시에 청년들이 카페존과 전시존, 이벤트존 등의 구역에서 열심히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헤이그라운드 1층 로비에서 작게 진행되었으나 소소한 즐길 거리에 자연스레 생산품 구매로 이어져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필자인 나도 스탬프를 하나하나 모으며 그들이 직접 재배한 방울토마토를 구매하여 먹어봤다. 맛있었다.
이처럼 소위 좌판 형식으로 부스만 열어 놓는 것이 아닌, 숨어있는 회색 지대의 방문객들을 직접 찾아 호응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작년과 올해의 <중증장애인생산품박람회>를 비교하자면 약진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한 종사자의 이야기를 잠시 소개한다. 강화도에 위치한 중증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인 ‘희망일터’. 이곳에 부장으로 재직 중인 김재정 사회복지사는 평소 정신장애인 근로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기획하고 포장한 쌀 생산품들을 어떻게 하면 더욱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고 한다.
<중증장애인생산품박람회> 참여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낀 그는 전부터 꿈꿔왔던 하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된다. 바로 국내 최대 규모 국제 종합 식품 전시회인 <푸드위크 코리아>에 부스를 입점하여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홍보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약 3년 후인 2025년. 강화군청과 연계하여 부스 유치에 성공한다. 3일 동안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42개국, 약 1,532개 부스가 운영되었고 방문객만 5만 5천 명이 넘었다고 한다. 잠시 격려차 첫날에 방문하였는데 오전 시간이었음에도 부스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상당하였다.
기관 소개와 진열된 주력 제품을 설명하는 김재정 사회복지사와 정신장애인 근로자의 표정이 유독 더 밝아 보인 이유는 편견 없는 순수한 관심과 응원들 때문일 테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오직 제품의 우수성과 차별성에 중점을 두어 대등하게 전략을 세운 것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판매루트는 마음먹기에 따라 개척할 수도, 이미 닦인 길을 찾아 걸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중증장애인생산품에 대한 뿌리 깊게 남아있는 품질 문제에 대한 우려와 공공기관의 낮은 의무 구매율은 비단 시설 내 종사자 및 근로자들로만 풀어낼 수 없다.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움직임 및 각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의 숨은 노력과 흘린 땀의 노고를 많은 이들이 알도록 더욱 알려져야 한다. 아이디어와 도전 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및 잠재 소비자들까지 아우르도록 조력하는 분위기가 견고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