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는 딱 삼십 초 데치고
콩나물은 뚜껑 열고 데치고
양념은 거의 똑같이
마늘 한 스푼
간장 한 스푼
참기름 한 스푼
깨소금 탈탈탈
그리고
새 밥을 짓는다.
증기 배출이 시작됩니다.
친절한 여자의 말소리.
아
밥냄새 좋다.
갈색에 파랑 노랑
그리고 초록
생강주스와 애플파이
그리고 카푸치노
밤에 어두컴컴한 침대에 누워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메모를 하는데
라이트에 비친
아주 작은 깃털이
가볍게
동 동
아주 아주 작은 깃털이
동 동
떠다닌다.
사
라
진
다
아주 작은 깃털이.
어딘가로 가라앉는다.
메모를 멈춘다.
라이트를 끈다.
커피를 마시지 않을 때에도
내 책상에는
아끼는 커피잔들이 한두 개는 꼭
올라와있다.
지금은 네 개.
그냥 본다.
보고만 있어도 좋은 거 있잖아요.
커피잔이 그래요.
이뻐요.
행운팔찌라고
새해에 산
물고기 팔찌가
사라졌다.
줄이 연두색이고
이뻤는데
여행 다녀오고 나서
보니까
없다.
물고기야
어디로 헤엄쳐갔니
네가
자유로워졌구나.
(근데 찾았다. 물고기팔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