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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히히히 Mar 08. 2024

밥 짓는 오후 그리고 커피잔

33 저민니의 애플노트북이랑 미지근해진 야구르트


시금치는 딱 삼십 초 데치고

콩나물은 뚜껑 열고 데치고


양념은 거의 똑같이

마늘 한 스푼

간장 한 스푼

참기름 한 스푼

깨소금 탈탈탈


그리고

새 밥을 짓는다.


증기 배출이 시작됩니다.

친절한 여자의 말소리.


밥냄새 좋다.


34 수선화가 떠있는데 침봉에 꽂은 걸 거야





갈색에 파랑 노랑

그리고 초록


37 프라하에서 2019년 8월


생강주스와 애플파이

그리고 카푸치노


36 파리 cafe marly


밤에 어두컴컴한 침대에 누워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메모를 하는데


라이트에 비친

아주 작은 깃털이


가볍게

동 동

아주 아주 작은 깃털이

동 동

떠다닌다.


아주 작은 깃털이.

어딘가로 가라앉는다.


메모를 멈춘다.

라이트를 끈다.




커피를 마시지 않을 때에도

내 책상에는

아끼는 커피잔들이 한두 개는 꼭

올라와있다.

지금은 네 개.


그냥 본다.


보고만 있어도 좋은 거 있잖아요.

커피잔이 그래요.

이뻐요.


42 수동그라인더로 간 거칠거칠 콩이 좋다


43 둥그런 조명과 손목시계와 커피잔


행운팔찌라고

새해에 산


물고기 팔찌가

사라졌다.


줄이 연두색이고

이뻤는데


여행 다녀오고 나서

보니까

없다.


물고기야

어디로 헤엄쳐갔니


네가

자유로워졌구나.


(근데 찾았다. 물고기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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