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로 Dec 23. 2018

예측의 무의미함

오랫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나고

오늘은 대학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거의 1년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날수 있었다.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연봉을 물어보았다.

진짜 친한 친구들이라 연봉 얘기도 서슴없고 답변도 쉽게 하는 편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그 친구가 이야기를 듣고 본인 연봉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친구는 국내의 최고 대기업중 하나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처음 합격 소식을 알렸을때, 학교의 많은 친구들이 부러워했었고 응원했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취업에 관해 후배들을 불러모아 후기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당시에 그 회사는 신입 연봉이 7,000만원이 넘는다는 소식도 들었었다.


이 친구는 연봉이 지금 얼마일까 궁금하다가,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랬다.

자신은 신입때 보다 못받는다고 한다.


곧 있으면 과장 진급을 눈앞에 두고 있는 연차인데 말이다.

왜 그런걸까




흔히 대기업 중 신입 연봉이 6000 ~ 7,000 인 곳들은 대부분 성과금으로 이루어진다.

즉 1500 ~ 2500만원의 성과금 덕분에 이런 높은 연봉을 받게 된다.

근데 이 성과금이라는게 결국 성과가 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업계 자체가 죽어가고 있다면 전혀 받을수 없다는 거다.


그 친구 말은 이렇다.

신입때 2500이였던 성과금은 올해는 700으로 줄었고, 내년엔 0원이 된단다.


물론 성과금 없는 회사가 대부분이라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건 이 글의 주요 주제가 아니니 고려치않았으면 좋겠다.


그 친구는 대학교때 정말 노력을 많이 했었고 그만큼 재능도 받쳐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모전을 비롯해서 많은 활동을 했었고, 흔히 말하는 기질? 이라는게 뛰어난 친구여서 그 당시 웬만한 대기업들은 다 합격하기도 했었다.

합격했을때 질투보다는, 아 저친구는 충분히 합격할만하지 라는 생각이 더컸다.

그만큼 시간을 아껴쓰고 대학생활에 충실했기 때문에.

회사에 취업하고 나서도 열심히 생활하는걸 보고 들었다.

앞으로 승승장구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던 중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조금 심란하다.



나와 내친구들이 취업준비 할 당시에 공대생들은 대부분 제조업 대기업을 희망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연봉과 복지가 있었고, 비전도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제조업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환경이 된것 같다.


뭐 그래서 개발자가 최고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내가 만약 지금 보다 1세대만 빠르게 태어나서 개발을 시작했다면, 개발자 라는 직업에 진절머리내고 다른 직업으로 전향했을 수도 있다.

혹은 지금처럼 똑똑한 친구들이 계속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꿈을 키운다면 몇년 뒤, 내 자리가 더이상 없을 수도 있다.


즉, 현재의 소프트웨어 업종이 예전 제조업과 같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거다.

지금이 밝은거뿐이다.

천년만년 밝은게 아니라는 거다.


10년뒤, 20년뒤에도 안전한 직업이, 활황인 업종이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하고 싶은거 해야한다.

그래야 덜 후회하지.


작가의 이전글 Thinking is cheap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