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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쪼 Nov 16. 2018

내선번호 606의 비밀



모 초등학교에서 강의 제안을 받았다. SNS를 통해 학교 전화번호를 남겨주셔서 전화를 드렸는데 내선 번호 606을 누르고 신호가 몇 번 울리니 낭랑한 목소리의 여선생님이 전화를 받는다.



“네, ㅇㅇ초등학교 6학년 6반입니다.”



세상에, 내선 번호에 심장 폭행당할 뻔. 이토록 귀염뽀짝한 번호가 처음이라 받자마자 내 소개도 안 하고 “이 번호가 6학년 6반이란 뜻이었나요!” 물었다. 하지만 상대는 역시 프로. 내가 누군지 묻지도 않고 “네, 그렇습니다” 대답하는데 나는 이미 6학년 6반에 거대한 호감을 느꼈을 뿐이고 이 거래 건을 반드시 성사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보고 계시나요, 선생님!!


어색하게 내 이름을 말하자 “어머 선생님! 전화 기다렸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6교시 중이라서요(또 6이다! 이쯤 되니 뭔가 운명의 숫자가 아닌가 싶다!)”라 하셔서 얼른 전화를 끊었다. 지금 나는 그 초등학교의 6교시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고 그사이에 내가 들었던 넘쳐나는 귀여움을 이기지 못해 이 글을 쓴다.


일본의 한 진화론 연구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살아남는 건 강한 것, 잘 진화한 것, 그리고 귀여운 것이라고. 나는 오늘부로 이 썰을 다시 믿게 되었고 일이 성사되든 말든 그 초등학교와 선생님의 건승을 빌겠다! 역시 귀여운 건 세계 최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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