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슈퍼맨이 자라고 있다
1. 못생긴 녹색어머니
엄마들의 아침은 그야말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이다. 남편과 아이들을 깨우고 옷을 챙겨주고, 아침식사를 차리고, 준비물을 챙기고 저마다 벌리는 손에 용돈까지 쥐어 주고나면 세수는커녕 내가 일어나서 숨을 한번이라도 쉬었는지가 궁금해질 정도이다.
녹색어머니 활동이 있는 날은 테란의 누클리어 폭탄을 맞은 것같은 집안을 치울 시간도 없이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로 뛰어야 한다. 김치 국물 튄 추리닝을 입고 달려온 엄마도, 벤츠를 몰고 교문 앞에 간신히 골인한 엄마도 촌스러운 노란색 단복을 껴입고 깃대를 하나씩 들고 아이들이 주로 찻길을 건너는 횡단보도로 나간다. 머리도 제대로 빗지 못하고 횡단보도 곳곳에 서 있는 노란 풍선 같은 엄마들은 나름 내 할 일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에 오늘 아침이 뿌듯하다.
비가 오는 날은 영화 속 살인범들이 입는 것 같은 거대한 노란색 우비를 입고 깃대를 잡는다. 세련된 제복에 멋진 선글라스가 없어도 엄마들은 아름답다. 화장 안한 민낯과 급히 구겨신고 나온 아들의 운동화가 아름답다.
내 것 챙길 시간은 없어도 가족들은 챙겨 보내는 알뜰한 당신,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은 엄마이다.
사진: 일반 초등학교 녹색어머니 단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