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리뷰 선정 ‘파워 100’에는 한국인 4명 꼽혀
세계적인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ARTnews)가 최근 ‘2023 세계 200대 컬렉터(2023 TOP 200 COLLECTORS)’를 발표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컬렉터가 1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국(12명), 스위스(11명), 홍콩(8명), 독일(6명), 대만, 중국(각 5명), 싱가포르(4명) 등 순으로 나타났고, 한국은 2명이었다. 1902년 미국에서 제임스 하이드가 창간한 아트뉴스는 1990년부터 매년 컬렉터와 딜러, 경매 관계자, 큐레이터 등을 상대로 조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컬렉터 200인을 선정∙발표한다.
세부 내용을 보면,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컬렉터이자 기업가 하리얀토 아디쿠수모이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홍콩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가 셰인 애커로이드, 인도 억만장자 사업가 집안이자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를 소유한 암바니 집안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미국 부동산 억만장자 로라 아릴라가 & 마크 안드레센 부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LVMH의 엘렌 &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부부, 미국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로라 앤 존 아놀드 부부, 모나코 투자자 로랑 어셔, 브라질 투자자 페드로 바르보사, 미국 투자자이자 자선가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스위스 제약회사 경영자이자 투자자 에르네스토 베르타렐리, 아마존 이사회 의장 제프 베조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파워 컬렉터 200명의 관심 미술품은 현대미술에 집중됐다. 컬렉터들의 수집 장르(중복 가능)를 집계한 결과,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183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근대미술(76명), 전후미술(33명),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14명), 아시아 미술(11명) 등의 순이었다. 아프리카 미술(9명), 올드 마스터(8명), 디자인·가구(8명), 라틴아메리카 미술(7명)도 소수의 관심을 받았다.
200명 가운데 한국인은 두 명이 올랐다.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으로 두 사람 모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0대 컬렉터에 뽑혔다. 김 회장은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32억 원에 달하는 금액에 낙찰된 김환기의 ‘우주(Universe 5-IV-71 #200)’ 컬렉터로 널리 알려졌다. 글로벌세아는 서울에 전시공간 ‘S2A’를 열어 국내외 미술계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서 회장은 앞서 200대 컬렉터에 몇 차례 선정된 바 있으며 현대미술, 한국 전통미술 컬렉터로 유명하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는 이 명단을 분석하면서 “여전히 미술시장의 중심이 미국과 유럽에 있지만, 그 뒤를 따르는 홍콩과 중국 컬렉터도 큰 손을 자랑하고 있다”며 “대만과 싱가포르 컬렉터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국 미술 전문 매체 아트리뷰(ArtReview)가 최근 ‘파워 100’ 명단을 발표했다. 이 매체는 2002년부터 전 세계 문화예술계 인물들의 활동과 영향력 등에 대한 평가와 논의를 거쳐 100인을 선정하고 있다. 동시대 세계 미술 지형을 가늠하는 데 참고가 되는 ‘파워 100’의 올해 1위는 미국 유명 사진가이자 예술 후원의 윤리성을 주장하는 낸 골딘(Nan Goldin)이, 2위는 독일 현대미술가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이 차지했다. 한국인은 이 명단에 4명이 올랐다.
정도련 홍콩 M+ 부관장이자 수석 큐레이터가 17위(수하냐 라펠 M+관장과 공동)가 한국인 중 가장 높은 순위였다. 이어 24위에 오른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 교수는 지난해 48위에서 순위가 껑충 올랐다. 사회와 시대의 변화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담은 글과 저서로 “동시대 예술가와 큐레이터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철학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요즘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전시 중인 양혜규 작가가 71위,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이 92위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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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데일리(Auction Daily) 김이준수(한국 콘텐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