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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보 Jul 11. 2019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더더욱 더

학교 권력구조를 생각하다.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 존 에머리크 에드워드 달버그-(액튼 경)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나는 ‘개’를 추구했다. 진도개나 풍산개, 셰퍼드 같은 혈통 좋은 개는 나에게는 충직하며 믿음직한 적토마, 제갈공명 등과 같이 멋있는 존재였다. 그러고 보니 2016년 4월 27일자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도 ‘개’가 나왔다. 언론을 개에 비유하여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의 가치를 지키는 워치독(Watchdog), 주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먹는 그 안락함에 취해버린 랩독(Lapdog), 기득권 구조에 편입되어서 권력화되었고, 그래서 권력을 지키려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가드독(Guard dog), 매우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눈을 감고 있는 슬리핑독 (Sleeping dog), 미친 듯이 아무나 물어뜯는 크레이지독(Crazy dog)....


언론은 개에 비유할 수 있어도 교육은 개에 비유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난 좋은 ‘주인’(교장)을 만나 주인에게 인정받는 ‘충직한 개’가 되고 싶었다. 왜 나는 개가 되고자 했을까?     


승진안행의 내 친구가 자신의 성장 배경을 이야기 했으니 나도 내 성장 배경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왠지 그 글이 멋있어 보였다. 자기 고백이나 자서전이 될 것 같은 위험성도 가지고 있지만.     


나는 국민학교 6학년 때(그 당시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칭했다.) 전학을 갔다. 성적도 늘 중상위권이고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는 아이였다. 그 학교에서는 싸움을 제일 잘하는 녀석(짱)이 싸움 붙이는 걸 좋아했는데 한번은 그 녀석이 날 싸움을 붙여서 원치 않는 싸움을 하고 결국 난 짱과 싸워서 두들겨 맞았다. 그 녀석은 초등학생 임에도 불구하고 주먹을 상체를 숙여 피하고는 펀치를 날렸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약하면 당하는 구나. 강해져야겠다. 날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전학을 갔던 학교가 힘들어서 전에 다니던 친구들과 어렵게 다시 연락해서 만났는데 그곳에선 더 이상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친구들이 그냥 지나가는 할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니며 놀리고 심지어는 돌까지 던져가며 괴롭히는 것이다. 그 할아버지가 화가 나서 뒤돌아 소리치며 쫒아가면 도망가고 지치시면 다시 쫓아가서 괴롭히는 미친 짓을 하는 것이다. 나는 너무 섬뜻했다. 내가 알던 친구들이 아니었다. 나는 너무 이상한 기분과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황급히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는 순간, 그 녀석들이 내 뒷통수를 때리고 도망가며 좋다고 낄낄거리던 악마 같은 모습이 생각난다.     


이런 일들을 겪은 나에게 세상은 그저 약육강식이었다. 약육강식의 이 삐뚤어진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난 강해지기로 했다.


'힘이 세면 날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지.'


이런 생각에 중학교에 올라가선 합기도, 킥복싱 등을 배우고 학교에선 항상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며 복도를 지나거나 길을 다닐 때 어깨가 부딪히게 걷고 어깨가 부딪히면 항상 밀리지 않으려고 하고 싸움을 걸고, 싸우고...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포스터에 나오는 장면처럼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제일 삐딱한게 나다.

그러다가 중 3때 고입시험 백일 전이라고 지나가는 학생 돈을 뺐고(삥 뜯고) 술과 담배 등을 사서 노래방으로 가는 길에 삥 뜯긴 학생과  마주쳤고, 공교롭게도 그 사이에 경찰이 있었다. 도망가다 결국 잡혀서 모두 경찰서로 연행되었고, 자정 쯤 되어서 아버지가 날 데리고 가셨다. 그때 아버지의 뒷 모습을 보며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내 일행들은 경찰서에서 조서 작성과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곧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일행 중 한 명이 화장실에서 도망가는 바람에 13시간이나 붙잡혀 있으며 지장 찍고 혼나고 혼나고 혼나는 시간들을 가졌다. 그 이후에 모두 ‘특수강도죄’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각자 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화장실에서 도망갔던 녀석은 후에 가출해서 우리 집 옥상에서 지냈던 적이 있는데, 내가 학교 간 사이에 우리 집에 들어와선 형 저금통 등 돈이 될 것들을 훔쳐서 노는 모습을 보고 친구관계를 끊었다. 그 때 느꼈던 것은 ‘양아치나 조폭이나 자기 주변은 잘 챙기고 그 외에는 공격적이나, 정작 자기가 궁하면 자기만 챙긴다.’는 것이다.


후에 그 친구들과 연을 끊고, 공고에 가려던 내 진학을 아버지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바꾸면서 중간성적의 학생들이 모여 있는(그 당시엔 비평준화였다.) 고등학교에 턱걸이로 가게 되었다.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에서처럼 살지 않으려 킥복싱에서 유도로 운동을 바꾸고 불교학생회 활동 등으로 열심히 살면서 ‘모범적인’ 학생이 되고자 노력했다. 그 당시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교우관계도 원만히 잘 형성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2학년 때 부반장을 하고 있었는데, 고3 학생회장 후보가 “학교에 당구대를 설치하겠습니다! 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흡연실을 설치하겠습니다! 두발 자유화를 하겠습니다!” 등의 말도 안되는 공약들을 내세워 당선이 되었고, 그 학생회장은 선도부를 이끌고 후배들 두발단속 및 태도가 불량하다며 구타, 얼차려, 군기잡기 등을 하고 학교 축제 수익금을 횡령하여 자기들 옷을 사 입고 유흥비로 썼다. 난 너무나 화가 났었다.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공약을 내건 사람이 학생회장이 되었으며, 모범을 보여야 할 학생의 대표가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 난 그런 수치스러운 사람이 학생회장이 되어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학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싫었다. 그래서 고3이 되어 학생회장에 출마했다. ‘난 지키지 못 할 공약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공약 없이 당선되기’ 작전에 돌입했다. ‘쇼킹 작전’으로 명명한 이 전략은 제갈량 같은 나의 동네친구(초중고 모두 같은 학교가 아니었다.)의 조언으로, 학교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실은 리어카를 끌고 연단까지 달려간 뒤 “여러분! 제가 지금까지 000고등학교를 이끌고 왔습니다! 비가 오나!(물을 뿌린다.) 눈이 오나!(눈 스프레이를 뿌린다.) 000고등학교를 이끌고 왔습니다! (전기바리깡으로 머리를 밀면서) 여러분! 제 머리카락이 깎이는게 보이십니까! 제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깎일 때마다 여러분의 표 한 표 한 표가 저에게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 기호 0번! 기호 0번을 뽑아 주십시오!” 이렇게 연설하여 공약은 없으나 학생들에게 쇼킹한 관심을 일으켜 표를 획득하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성공하였고, 난 학생회장이 되었다. 학생회장이 되어 선배가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며 고3이 먼저 복장 및 두발을 지키고 후배들을 선도해야한다고 하였고, 투명한 축제 운영을 위해 노력하였다. 매 점심시간 마다 우리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등의 ‘계몽활동(?)’을 하고 내가 믿는 친구들을 선도부장 등의 임원으로 임명하고 정말 열심히 운영하였다. 난 정말 열심히 했고 축제도 투명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믿고 있었던 친구들이 나몰래 후배들을 집합시켰고, 학생회 찻집에서 공금을 일부 횡령했던 것이다. 화가 났지만 이미 벌어진 일. 후배들을 불러 미안하다고 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고 그 친구들을 불러 내가 모았던 용돈으로(그 당시에 하루 용돈이 만원이었다. 좀 많이 받았다. 그 돈을 거의 안쓰고 몇 달을 모았으니 좀 많았다.) 술을 사주며 그런 일이 안생기도록 다짐했다.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축제가 끝난 뒤 학생회 담당선생님이 “너 얼마 챙겼냐?”며 날 추궁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에 난 정말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사람이었지만, 그런 사람이 권력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부조리를 바로 잡는 ‘혁명’은 되질 않았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큰 힘(권력)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른다.)     


높은 아이큐 덕분인지, 체력을 다 쏟아가며 그 좋아하는 운동도 일절 끊고 하루 3시간씩 자며 공부해서 그런지 고2 학년 말부터 졸업할 때 까지 전교 1등을 유지했다.(내신이 아니라 수능 모의고사였던 것 같다.) 경찰대를 목표하였으나 그 벽이 너무 높았고,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하였으나 낙방하였다. 그리고 이 사회의 정의구현을 위해 정치학을 공부하고자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갔다. 생각이 짧았다. 순진한지 멍청한지. 들어가자마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가기도 전에 선배들에 이끌려 노동운동 집회(데모)에 따라다니면서 몸짓패 활동을 하고 과대표를 하게 되었다. 정치에 대해 뭣도 모르는 녀석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따라다니며 술 마시며 지냈다. 술 마신다고 해군학사장교 선발시험도 지원했다가 숙취 때문에 시험장에 가지도 않았다. 매일매일 술을 마시며 ‘정의란 무엇인가?’, ‘올바른 정치란 무엇인가?’ 등을 논하기도 했지만 ‘나라를 위해 내 몸을 바치는(위국헌신)’ 군인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어보였다. 결국, 학기 말에 “난 재수를 하겠다!” 선언을 하고, 아버지와는 “육사에 못 들어가면 교대에 들어가는 거다.”라는 약속을 하고 재수를 했다. 재수 공부를 하면서 '안정된 생활 속에서 불안정한 삶을 꿈꾸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계속 이렇게 공부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육사에 떨어지고 약속한 대로 교대에 가게 되었다.     


교대에서 ROTC로 드디어 원하던 군대 장교로 가게 되었다. 군인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후보생 때 3천명 중에 10명 안에 들기도 했지만 군대에 말뚝 박고 싶다는 나의 말에 돌아오는 것은, “넌 나가도 할게 있잖아.”였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군 복무를 하였다. 《롬멜보병전술록》에 나오는 에르빈 롬멜과 같은 솔선수범하며 위국헌신하는 장교가 되리라 다짐하고 성실하게 복무하였다. 보병 소대장으로 일 년이 지났다. 소위에서 일 년이 지나면 보통 중위가 되고 보병은 소대장에서 부중대장, 참모 등으로 보직이 변경된다. 당시 우리 부대가 G.O.P(General Out Post, 전방 철책을 지키는 곳)에 올라가기 전이었는데, 훈련 중에 누가 어디로 가고 누가 어디로 간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당시 나는 군단 연락장교로 갈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2소대장은 부중대장, 3소대장은 선임소대장(1소대장)이 될 것이란 말이 믿을만한 곳으로부터 직접 듣고 미리 인사도 하였다. 그런데 3소대장이 군단 연락장교로 가고 내가 선임소대장이 되었다. 왜 그런가 알아보니 3소대장이 문제가 많아(매복작전을 갔다가 실탄 200발이 든 탄통을 잃어버려 부대가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한마디로 고문관.) 중대장이 같이 G.O.P에 가기에 부적절하고 3소대장은 군장학생이라 장기복무를 해야 하니 단기 복무인 나와 보직을 바꾼 것이다.(군대나 학교나 일 잘하면 손해라는 말이 이런 것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는가.) 그 후에 전역까지 G.O.P에 근무하면서 공식적으로 취침시간이 8시간 정도 보장되나, 난 일 년간 하루 3시간도 제대로 못자면서 몸을 망쳐가며(그 후로 지금도 몸이 시원찮다. 밤도 잘 못 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뇌가 마비되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 열심히 복무했다. 한 번은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이 군단 우수사례로 뽑혀 표창을 받았다. 그런데 그 표창도 중대장과 내 동기인 부중대장에게 돌아갔다. '넌 돌아갈 데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표창이 필요 없다.’는게 그들의 논리였다. 그렇게 난 열심히 했으나 인정받지 못하고 몸만 망가진 채로 전역하게 되었다. 전역하고도 무릎이 계속 아파 약 6개월간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진료도 받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약도 먹었지만 시원찮았다. 자전거도 잘 못타고 달리는 것도 아파서 잘 못하다가 수영을 통해서 겨우 회복했다. 그래도 아직 시원찮다. 팔꿈치도 배구 리시브를 받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갔더니 뼈가 조각나 그 조각이 팔꿈치에 있다며 관절경 수술을 해서 긁어냈다. 그 후에도 가끔 아프다.            

          

순찰로에서

전역 후 교직사회는 군대와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부장들은 참모진, 교감은 부대대장, 교장은 대대장, 행정실장은 행정보급관, 행정실 직원들은 부사관들, 학생들은 병사, 나이 들고 승진 못하고 뒷방 늙은 똥개 취급당하는 선생님들은 말년 아니면 고문관. 물론 지금은 전혀 그렇게 보지 않지만, 군대는 공식적인 관료체제이고 학교는 비공식적인 관료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점을 가진다. 그런 조직에서 부장이 되고 연구가 되고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된다는 것은 권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 한다. ‘권력’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에게 그가 원치 않는 것도 강제할 수 있는 힘이다.(권력(權力, Macht, power)이란 일반에 있는 주체가 상대방에게 원치 않는 행동을 강제하는 능력이다. -위키피디아) 그리고 모든 인간은 권력지향적이다. 학교에서의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교장에서 오니까 당연히 교장에게 충성하며 권력을 추구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학교=군대, 학교의 최고 권력자=교장 이런 등식을 만들었던 것 같으니. 그냥 그렇게 생각 없이 지내려고 했던 것 같다. 왜 그게 권력이고 과연 옳은지에 대한 생각 없이. 그래서 내가 ‘개’를 추구했던 것 같다. 권력자의 인정을 받고 그저 열심히 충직하게 일하는 ‘개'     


한나 아렌트는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아돌프 아이히만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게슈타포 유대인과장으로서 유대인을 유럽 각지에서 폴란드 수용소에 열차로 이송하는 최고 책임자였다. 전후 아르헨티나로 도피하여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가명으로 살다가 모사드에 체포돼 이스라엘에서 공개 재판 후에 1962년 6월 1일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재판 당시 그는 자신이 유대인을 박해한 것은 상부에서 지시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후에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실험을 통해 부당한 명령이라도 해도 한 번 받아들이면 무비판적으로 그 부당한 명령을 수행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그는 아주 근면한 인간이다. 그리고 이런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바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했을 뿐이다", "나치즘의 광기로든 뭐든 우리에게 악을 행하도록 계기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멈추게 할 방법은 생각하는 것뿐이다"고 적었다.     


그러다가 세월호 사건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그 상황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선장과 기내 명령에 불복하고 밖으로 나갔을 것인가? 아니. 명령에 복종하고 가만히 있었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래선 나도 죽고 너도 죽고 모두가 죽는다.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 ‘가만히 있으라 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내 삶과 나에게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권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아 본 권력은 다섯 가지의 범주로 나누고 있다. 여기서 교장의 권력과 교사의 권력은 어느 범주 인지 생각해보자.


합법적 권력

이것은 또한 위치권력이라 불린다. 이것은 조직 내에서의 위치 소유자의 위치와 의무에 관련한 개인의 권력이다. 합법적 권력은 위치 소유자의 위임된 공식적인 권위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유니폼, 사무실의 다양한 속성을 수반한다. 이것은 가장 명백하며 또한 가장 중요한 권력의 종류이다.


전문적 권력

전문적 권력은 기술 또는 전문지식으로부터 오는 권력이다. 다른 권력들과는 다르게, 전문적 권력은 보통 매우 구체적이고, 그 전문가가 훈련 받고 자격을 인정받은 특정한 분야에 한정된다. 누군가가 어떠한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으며, 확실한 판단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을 능가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 개인의 말을 들을 합당한 이유를 가지게 된다. 누군가가 전문가라고 소개될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 어떠한 주제가 전문가와 관련 있을 때, 전문가의 의견은 더 중요해질 것이며, 다른 사람들은 그 분야의 지도력으로 인해 그 전문가를 우러러보게 된다.


준거적 권력

준거적 권력은 개인의 힘 또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충성심을 형성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권력자의 카리스마와 대인관계 능력이 기반이 된다. 개인은 특정한 개인적 성향 때문에 존경 받을 수 있는데, 그 존경은 대인관계의 영향을 주는 기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는 포착하기 어려운 종류의 준거적 권력으로 포함된다. 예를 들면, 군인들은 전쟁에서 국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 이것은 두 번째로 덜 명백한 권력이지만,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다. 또한, 광고주들은 오랫동안 상품 홍보를 위해 스포츠 인물들의 준거적 권력을 사용해 왔다. 스포츠 스타의 카리스마적인 매력은 그 스타가 스포츠 경기장 밖에서의 실제 신뢰성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홍보의 수용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호감이 가는 사람이지만 진실성과 성실함이 부족한 사람이 권력은 가지고, 그 권력을 그 집단의 지위를 희생하면서 개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일 경우 권력의 남용 또한 가능하다. 준거적 권력은 혼자서는 불안정하며 권력을 오래 지속하고자 하거나 존경을 바라는 지도자로는 불충분하다. 다른 종류의 권력이 함께 결합되었을 때, 준거적 권력은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보상적 권력

보상적 권력은 권력 행사자의 가치 있는 물질적인 보상을 수여하는 능력에 의존한다. 이는 권력자가 이익이나 휴식, 희망했던 선물, 승진 또는 임금 상승과 같은 약간의 보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보상적 권력은 명백하지만 남용되었을 경우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보상적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밀어붙이게 되거나 모든 일을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서 남을 질책하게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만약 누군가가 원하는 일을 하여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면, 그들이 그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을 더욱 높아진다. 이 권력 기초의 문제점은 권력자가 원하는 만큼 통제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리자는 아마도 임금 인상에 대한 통제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경영자도 종종 완전히 그들 스스로가 승진을 통제할 수는 없다. 심지어 최고 경영자조차 어떠한 조치를 위해서는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기도 하다. 따라서 권력자가 사용 가능한 보상을 다 써버렸거나 보상이 더 이상 사람들에게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그 권력은 약해진다. 보상은 그 보상이 동일한 동기부여적인 영향을 가졌을 때, 매번 더 커질 필요가 있다. 보상이 정기적으로 주어질 때, 사람들은 그 보상에 실증을 느끼게 될 수 있으며 그것이 그 효율을 잃게 만든다.


강압적 권력

강압적 권력은 부정적인 영향력의 적용이다. 이것은 강등시키거나 보상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다. 가치 있는 보상에 대한 바람이나 그 보상을 가질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권력에 대한 복종을 이끌어낸다. 강압적 권력은 가장 확실하지만, 이를 경험한 사람들이 분한 감정을 느끼고 저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권력의 종류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지 못하다. 위협과 처벌은 강압 또는 강제의 가장 흔한 도구이다. 누군가가 해고되거나 강등되는 것, 특권이 부정되는 것 또는 바라지 않는 임무가 주어지는 것 등을 암시하거나 위협하는 것 – 이것들은 모두 강압적 권력의 예시이다. 강압적 권력의 광범위한 사용은 조직의 설정에 거의 적합하지 않으며, 이 권력의 형태만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냉정하면서도 질이 낮은 지도력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교장은 합법적 권력과 보상적 권력, 강압적 권력을 가진다. 내가 보기엔 전문적 권력을 가진 교장을 나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교장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전문적 권력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좋은 교장은 준거적 권력을 가진(카리스마 있는) 자일 것이다. 교사는 교사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전문적 권력을 가져야 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래서 교장이 추구하는 권력의 방향과 교사가 추구하는 권력의 방향이 다르다. 나는 승진안행을 선언하면서 전문적 권력을 추구하고자 한다.      


덧붙여,

승진하는게 나쁜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하고 승진점수를 모으면 된다. 단, 승진점수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가치판단을 요구하는 순간이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던 가치나 철학과 위배되는 ‘타협’이나 ‘자기변명’이 필요한 순간이 말이다. 제로섬(zero sum)게임에 들어가는 순간이다. 이 땅에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한 쪽은 이기고 한 쪽은 져야하는 이 순간에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가 그 사람을 규정한다. 승진 점수를 모으며 그 ‘결정적 순간’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만일 찾아온다면 무엇이 ‘옳은가’, ‘공정한가’를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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