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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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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Sep 08. 2024

9월 1주차 / 왜 글감옥을 한다고 했을까요?

왜 글감옥을 한다고 했을까요? 1주일에 한 번씩 과제 하듯이 글을 제출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보증금에서 차감된 모든 금액이 기부된다고 하니 그것도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마감날이 닥치자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왜 글감옥을 한다고 했을까요?


저는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회사에 속하지 않더라도 글을 쓰면서 소액이라도 정기적인 돈을 벌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글을 쓰는 습관을 되살려야만 해요. 예전에는 블로그를 일기장처럼 자주 썼어요. 그러나 나이를 먹고 바빠지면서 쉴 때는 머리를 비운답시고, 게임이나 SNS를 하면서 의미 없게 시간을 소비하다 보니(아주 의미가 없진 않습니다만), 어느덧 글쓰기와 많이 멀어져 있더라고요. 책도 잘 읽지 않고 쌓여만 두고 말이죠. 오랜 시간 동안 고민만 하다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하는 100일 동안 글쓰기를 하는 강좌를 듣게 되었어요. 말이 100일이지, 매일 쉬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도 까다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삶의 중심축을 책 읽기와 글쓰기에 뒀어요. 그렇게 가까스로 100일 완주를 했습니다. 건진 글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100일간 쉬지 않고 글을 썼다는, 나름대로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네요. 사실 저와 함께 글을 썼던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글을 읽으며 공감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왕 글쓰기 습관이 생겼는데 멈추고 싶지 않았어요. 넥스트 스탭으로 뭘 할까. 올해 안에 하고 싶은 것을 몇 가지를 발견했어요. 첫 번째는 브런치스토리에 브런치북을 새로 개설해서 월/수/금 연재하는 것이었습니다. 100일 글쓰기 때처럼 모든 요일에 글을 쓰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어서 조금 순화한 규칙으로 월, 수, 금요일에만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분량은 자유고 저 혼자서 하는 것이라 전과 비교하면 많이 편해진 규칙입니다. 다만 강제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좀 더 타이트하게 하기 위해 때마침 진행 중인 브런치북 프로젝트라는 것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10월까지 모집 중인데 뽑히게 되면 출판사와 연결되어 책을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경험 삼아서 되든 말든 지원해 볼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소설 문장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에세이도 재미있지만 제가 최종적으로 쓰고 싶은 것은 소설입니다. 타 장르와 비교했을 때, 소설은 제가 전하는 싶은 이야기를 제가 구축한 세계관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번 수업 때 처음으로 단편을 써서 발표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소설을 계속 써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글감옥입니다. 전부터 알았음에도, 항상 기수 모집 글을 나중에 보게 되는 바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100일 글쓰기가 끝나자마자, 운 좋게 새 기수 모집 글을 보게 되어 득달같이 신청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지만 글감옥에게 흥미를 느끼게 된 점은, 보증금의 정산 방식이었습니다. 마감날에 글을 못 써서 보증금을 못 받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기부금에 포함되는 것이니까, 결국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는, 적당한 느슨함과 낙관주의가 엿보여 흥미롭더군요(물론, 수감자와 글감옥이라는 단어로 인해 묘한 무게감이 실리긴 합니다만). 아무튼 따로 주제가 선정되기도 하고, 이곳의 글쓰기 동지분들의 글은 어떨지 궁금해서 앞으로가 기대됩니다(이미 올라온 글을 읽고 있는데 벌써 재미있네요).


아무튼 이번 주는 자유 주제이기도 해서, 이번 글감옥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를 한번 정리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무슨 주제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글감옥을 통해 저의 글쓰기가 한 단계 성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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