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면은 체중 조절의 강력한 도구
부족한 수면으로 피곤에 절어있을 때 이상하게 자극적인 음식이 강렬하게 땡겼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오늘은 수면 부족이 뇌와 몸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한 줄 요약 : 잠을 잘 못 자면 과식으로 인해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우리 몸 안에는 렙틴(Leptin)과 그렐린(Ghrelin)이라는 두 가지 식욕 조절 호르몬이 존재한다. 렙틴이 분비되면 포만감을 느낀다는 신호를 뇌에 보내게 된다. 그래서 렙틴이 많이 분비되면 식욕이 감소하고,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렐린은 정반대의 역할을 한다. 그렐린이 분비되면 배고픔을 자극하는 신호를 뇌에 보내고, 그렐린 수치가 높으면 음식을 채워 넣어도 더, 더, 더 먹고 싶어 진다.
건강한 성인의 수면을 하루 5시간 미만으로 제한하면 두 식욕 조절 호르몬 분비는 어떻게 될까? 렙틴의 분비가 약 20% 정도 감소하고, 그렐린의 분비가 약 30%까지 급상승하게 된다. 즉 렙틴 감소로 더 먹고 싶지 않아 지는 포만감의 신호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그렐린 증가로 여전히 배고파서 더 먹고 싶다는 신호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그 결과 충분한 수면을 취한 그룹과 비교해서 수면 부족 그룹은 하루 300~400칼로리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주일에 5일 정도 잠을 잘 못 잔다고 가정하면 매달 무려 6,000칼로리를 추가로 섭취하게 된다.
수면 부족은 먹고 싶은 음식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건강하고 정상 체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1주일 동안 5시간 미만을 자도록 제한하면 음식을 더 많이 먹는 것뿐만 아니라 폭식을 하게 되는 음식의 선호도도 바뀌게 된다.
실험결과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아이스크림과 쿠키와 같이 설탕이 많이 들어간 간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33% 증가하고 빵, 피자 등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에 대한 갈망도가 30% 증가한다. 그리고 나트륨이 많은 짠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무려 45% 증가한다고 한다.
수면 부족은 과식을 하게할 뿐만 아니라,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탄수화물, 당, 나트륨이 들어간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우리가 입에 넣기로 결정한 음식의 종류는 최종적으로 뇌에서 결정한다. 그렇다면 수면 부족은 뇌의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정상 체중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첫째 밤은 충분히 수면을 취하게 하고, 다음날은 잠을 자지 않게 했을 때 어떤 음식을 선택하는 실험의 결과에 대해서 알아보자.
참가자들에게는 당근, 바나나, 사과등 과일부터 아이스크림, 피자, 도넛까지 다양한 음식을 보여주면서 각 음식을 얼마나 먹고 싶은지 평가를 하게했다. 동시에 참가자들이 대답을 할때 뇌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MRI 스캐너로 촬영했다. (선호하는 음식은 검사후 직접 먹어야하는 방식으로 참가자들의 평가가 실제 욕구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실험 설계)
결과는 수면을 충분히 취했을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뇌 활동에서 분명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수면을 제한했을 때는 충동 조절하고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뇌의 일부인 전두엽 피질 영역이 비활성화되었고, 반대로 폭식과 관련된 뇌영역은 과잉 활성화 되게된다. 결과적으로 수면이 부족했을때 충동적으로 고칼로리의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할 때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은 효과적일까? 안타깝게도 NO. 이유는 수면이 부족할 때 다이어트로 감량하는 체중의 60%는 지방이 아닌 근육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다이어트를 할 때 수면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지방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그 결과 유지하고 싶은 근육을 잃고, 잃고 싶은 지방은 계속 유지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부족한 수면은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를 만성적으로 증가시켜서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를 근육으로 전환시키지 않고 지방으로 저장하도록 유도한다. 수면 부족이 식욕, 체중증가, 비만의 원인이 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더 확인시켜 줌.
수면 부족은
- 렙틴과 그렐린 호르몬의 작용으로 하루 300칼로리를 더 섭취하게 된다.
- 달고, 짜고, 탄수화물류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를 만들어 낸다.
- 폭식과 충동적 식습관에 적합한 뇌의 활동 패턴을 구축한다.
- 다이어트의 효과를 없앤다. (근육에서 체중이 빠짐)
즉,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식욕을 조절해서 체중을 정상범위로 유지하고 건강한 신체를 구성하는데 강력한 도움이 된다.
By 삼분의일 대표
전주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