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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훈 Feb 01. 2018

삼분의일 매트리스 냄새 이야기

냄새 이슈 그리고 이를 해결하면서 배운 점 + UPDATE

삼분의일 매트리스 제품 개발 초기부터 품질과 느낌만큼 신경 썼던 것은 냄새였다. 

유명브랜드 템퍼도 냄새 때문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조 : http://news1.kr/articles/?2737094)


삼분의일은 업계 최초로 폴리우레탄 냄새를 잡을 수 있는 설비와 공정을 추가했다. 이거 때문에 정식 출시가 2달이나 늦춰졌다. '아직' 유명 브랜드도 아니고, 이제 '막' 시작한 삼분의일 입장에서는 엄청난 투자를 했다.

(삼분의일 공정 소개 : https://www.youtube.com/watch?v=8deepSEXGqo&feature=youtu.be ) 

모두들 미쳤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쟁사들에 비해서 냄새 관련 컴플레인을 90% 넘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굉장히 추워진 2017년 12월 어느 날부터 냄새 관련 컴플레인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삼분의일 운영팀은 멘붕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해결책을 찾아 제공해드리는 것이었다. 


문제가 발생한 고객님들의 제품은 우선 빠르게 회사 비용을 들여서 회수했다. 그리고 나는 매일 공장으로 출근해서 왜 같은 공정을 거쳤는데 냄새가 나는지, 원인을 파악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1주일이 지나서야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범인은 추위였다. 갑자기 한파가 닥치면서 작업장 내부 온도가 영하 밑으로 내려갔고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방금 발포를 끝낸 폼의 내부 온도는 180도이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 공기 온도가 영하에 가까울 때 문제가 발생한다. 추운 공기는 무겁고 밀도가 높다. 따듯한 공기는 가볍고 밀도가 낮기 때문이다.


작업장 내부 온도가 영상이라면 공기의 밀도가 높지 않아서 내부에 쌓여있던 냄새 분자들이 스멀스멀 폼 외부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어느 정도 빠져나온 이후에 전용 탈취기를 통해서 잔류 냄새를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작업장 내부 온도가 영하라면 폼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공기 온도가 너무 낮고 밀도가 높아서 폼 내부에 있는 냄새 분자들이 외부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상태로 탈취기를 돌려도 예전만큼 탈취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고객님의 집에 도착해서 외부 온도가 따듯해지면 그때부터 내부에 숨어 있던 냄새 분자들이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하면서 고객님들의 컴플레인이 일어난 것이다.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했다. 한파가 닥쳐도 작업장 내부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비닐 보온막을 꼼꼼하게 설치했다. 그리고 탈취기를 폼이 통과하는 속도를 2배 늦추고, 반복하는 횟수를 두배로 늘렸다. 


문제는 해결했지만, 12월 물량이 크게 늘면서, 이미 출고된 제품들의 컴플레인은 한 달 동안 계속되었다. 접수된 불만 건은 한 건 한 건 사과드리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완벽한 제품으로 교환해 드렸다. 


변명보다 모든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진심을 담은 사과와 해결책을 제안해 드리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고객님들이 감사하게도 넓은 아량으로 삼분의일을 이해해주셨다. 


삼분의일 매트리스가 출시되고 첫 번째 겨울에 우리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사일이 맞물려서 방바닥에서 며칠을 주무시면서도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응원해주신 고객님들이 자랑스럽게 우리 제품을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제품 개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결국 단순한 진리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진심을 다해서 고객을 대하자. 




작년 2017년 겨울을 보내고 썼던 글이다. 지금 추가로쓰는 시점은 2018년 12월이다.

2017년 삼분의일은 혹독한 첫 겨울을 보냈고, 날씨가 풀리면서 냄새 문제는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날씨가 따뜻해졌을때 우리에게는 냄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공장장님과 냄새를 없앨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해외 논문까지 찾아보면서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것을 

수백번 반복했다. 그 비싸다는 냄새 측정기도 2개나 구입했다. 


만약 폴리우레탄에 뜨거운 수증기를 초고압으로 발사하면 뜨거운 수증기가 폼 셀 안으로 들어가서 기체로 증발해 나가면서 폴리우레탄 냄새분자와 TVOC들을 끌어내서 함께 날라가지 않을까? 


바로 실행에 옮겼다. 발포된 폼 블락에 고압 수증기를 30분간 쐬였다. 결과는 겨울 냄새 수치가 반절로 내려갔다. 삼분의일은 이렇게 고압 수증기를 통해서 폴리우레탄의 냄새를 빼내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우리는 이렇게 또 넘기 힘든 산을 넘었다. 


(자세한 공정과 기계 설명은 공장장님의 요청으로 삭제했습니다.)


이제 냄새 걱정하지 마세요.

http://bit.ly/coldsmell


by 삼분의일 대표

전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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