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UX writing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Joo Jun May 09. 2021

UX writing 매거진 소개

지금까지 한 일, 앞으로의 계획

중간에 하는 자기소개


갑자기 구독자가 늘어서 지금이라도 자기소개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어요.

저는 글로벌 메신저를 서비스하는 L사에서 UX writ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 일을 한지는 10년 좀 넘었고, UX writer일만 한 건 7년 정도 되었네요. 휴대폰, 보험 챗봇과 앱, 글로벌 메신저, 해외 인터넷 은행 앱과 같이 비교적 규모가 큰 서비스의 UI text를 다루다 보니, 개성적이고 화려한 문장보다는 정석적이고 베이식한 스타일로 글을 쓰는 편입니다.


일할 때는 사용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텍스트는 무엇인가? 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테크니컬라이팅, 카피라이팅, 마케팅 글쓰기와는 확실히 다른 목적과 방식입니다. 고도로 구조화된 글쓰기, 제품을 팔기위한 참신한 글쓰기, 사용자를 후킹해서 도달률을 높이는 글쓰기는 사실 잘 못해요.

대신 제품을 제품답게 하는 글쓰기, 매끄러운 사용 경험을 만드는 글쓰기는 제법합니다. 디자인이나 개발로 풀기 어려운 사용성 문제를 급하게 막거나, 문제 발생 자체를 텍스트로 방지하는 일도 꽤 좋아하고 잘합니다.

요컨대 사용성 한 놈만 조진다 바라본다 이 말씀.


이 시리즈를 왜 쓰고 있는가


사실 한국어 UX writing의 역사는 짧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것만 해도 12,13년 이상은 되었어요. 초창기 네이버의 훌륭한 테크니컬 라이터분들이 네이버의 스타일을 정리하셨고, 삼성과 LG 휴대폰(...ㅠ.ㅠ)의 UX 조직에 규모 있는 UX writing팀이 있어 왔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옛날 피처폰부터 지금까지 빈백(bean bag) 소파 안의 스티로폼 알갱이만큼 수많은 UI text 가 있었을 텐데요, 그 모래알같은 텍스트를 누군가 관리하고, 다듬고, 맞추고, 개선하고 50여 개 국어로 번역도 시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지금 저희 팀만 해도 탁월한 writer들과 완성된 UI text의 완벽한 현지화를 책임지는 PM들까지, 20명 정도가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걸요.

 

'한국엔 UX writing이 없었네, 어느 서비스가 한국에 없던 UX writing을 개척하네, 한국어 서비스 글쓰기가 심각한 수준이네 어쩌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 분야에서 오래 일해 온 사람들은 당황했어요.

그동안 일 열심히 해서 서비스 릴리즈 잘해왔는데, '내가 조선의 UX writer요. 이런 일을 하고 있소만...'하고 show off를 안 하니 이건 뭐... 살아 있는지 이미 죽었는지 알릴 길이 없었습니다.

물론 이 일을 하는 사람이 기획자나 UX designer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편이라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writer가 꽤 있습니다.

다만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일하고 있었을 뿐.


UX writer, Contents designer들의 고요한 성정(?)때문인지 몰라도 UX, UI, CX에 대한 글에 비해 한국어 UX writing에 대한 글이나 책도 많지 않았습니다. 검색 엔진에 UX writing을 검색해 보면 한국어로 된 콘텐츠는 킨너렛 이프라의 마이크로카피 번역본 요약이거나, 바른 한국어 글쓰기 방법을 앱에 적용한 사례, 통신과 금융 앱에서 어려운 용어를 순화한 케이스 리포트 정도인 것 같아요.

책 역시 참고할만한 것이 무척 적은 상황인데, 제가 일하면서 너무 많이 참고해서 너덜너덜해진 저희 회사 인실님의 책 외에는 한국어 UX writing에 대한 레퍼런스가 될만한 책은 사실 없었어요. 몇 권의 UX writing, contents design 관련 번역서들이 있었지만 한국IT 실무에 적용하기엔 어쩐지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 같고요.


근데 생각해 보면 정말 번역서의 사례는 남의 나라, 특히 미국 실리콘 골짜기에서 영어로 쏼라쏼라한 이야기이잖아요. 번역된 사례를 읽으면 하고 싶은 말이 뭔지는 이해하겠는데, 어쩐지 더빙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인걸요. 딱히 알아볼 구석이 없어서 번역서나 미디엄 포스트, 영어권 writer 커뮤니티를 보고 있자면 가본 적 없는 먼 나라의 내음에 정신이 혼미해지곤 합니다. (아, 물론 영어 원서를 읽으면 바로 정신을 잃어요.)


이건 뭐랄까... 서양에선 레시피에 마늘 두 쪽씩 넣고 있는데,

나는 김수미 선생님 레시피대로 낙지볶음에 다진 마늘을 두 국자씩 퍼넣고 있을 때,

그와 나 사이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진짜로 김수미 선생님 낙지볶음엔 다진 마늘 2 국자 들어갑니다. 보십시오 여러분. 이것이 K-writing입니다.

Facebook, Instagram, Google 같은 글로벌 서비스를 매일 쓰지만 묘하게 그들의 텍스트가 우리의 언어 감각과는 안 맞는 것 같은 불편한 느낌, 느끼신 적 있나요?

저 역시도 일하면서 기획자 분에게 미국 사례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려니 답답했습니다. 닐슨 앤 노먼 그룹에서 어쩌고 저쩌고, Google 라이팅 원칙이 어쩌고 저쩌고, 영어로는 이렇게 표현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교착어적 특성이 어쩌고 저쩌고...뭔가 이렇게 쓰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데 그걸 설명을 하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갑갑한 마음에 고릴라처럼 가슴을 치기를 여러 번.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백치 아다다처럼 '아다다 아다다.. 범버꾸 범버꾸'하는 저의 변변찮은 말주변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기에, 일단 제가 설명하고 싶은 것을 글로 쓰기로 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 나누고 싶은 경험들을요. 당장 팝업 텍스트를 써야 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꿀팁,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까다로운 UI 텍스트 문제, 같이 생각해볼 만한 실제 한국어 UX writing 문제들을 가벼운 문체로 짧게 남겨보면 뭔가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동네 일을 이만큼 했으면 호랑이 가죽은 아니어도, 고양이 헤어볼 같은 글은 써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는 것이기도 하지만, 정해진 답 없는 케바케, 서비스 바이 서비스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견을 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다양한 관점, 새로운 의견도 환영합니다만, 거친 댓글은 사양합니다.


이 시리즈를 읽기 전 참고 사항

 

이것은 아름다운 글쓰기가 아닙니다.

문법의 정확함, 문체의 유려함, 번역투 없는 순결한 한국어, 품위 있는 글쓰기, 오타와 띄어쓰기 오류 없는 천의무봉 교정교열은 기대하지 말아 주세요. 그런 건 돈 받고 글 쓸 때나 하는 겁니다(응?).

교정 교열 신경 쓰다가 하고 싶은 말을 못 할 것 같아서, 일단 신경 안 쓰고 막 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발행한 글에는 문장 오류가 많을 수 있습니다. 보이면 고치고 안 보이면 못 고치는 것 이외다. 그러려니 하셔요.


글이 너무 짧거나 너무 길 수 있습니다.

일하면서 틈틈이 쓰려고 하기 때문에 길이가 길지 않습니다. 사실... 아무도 긴 글은 안 읽지 않습니까? 당장 저부터도 긴 글을 만나면 F 패턴이고 나발이고 스캐닝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가능하면 끊어서, 짧게 쓰려고 합니다. 물론 멘탈에 불붙거나 엄청 진심이면 굉장히 길어질 수도 있으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목차 순서대로 게시되지 않습니다.

쓰고 싶은 순서대로 내킬 때마다 씁니다. 지금에서야 자기소개하는 걸 보면 대략 눈치채셨겠지요. 회사 일이 바쁘거나, 몸이 아프거나, 프로젝트가 휘몰아치거나, 그냥 놀고 싶어서 농땡이 치다가 업데이트가 안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2년 동안 놀면서 안 썼음) 쓰고 싶은 것부터, 쓰고 싶을 때 쓸 예정이라서 뒤죽박죽 비정기적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물론 기다리시진 않겠지만...

암튼 저 늦어요.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주무세요.


계속 수정됩니다.

쓰다가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갑자기 바꾸거나 덧붙이고 싶을 수도 있어요.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어 기존 제 의견을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 틀린 걸 알게되면 언제라도 고쳐야죠. 저는 정통 시사주간지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추가하고, 바꾸고, 지우고 할 예정입니다. 연습장을 열어 쓰고 덮고 찢고 지우고 만들고 또 부수고 하는 과정을 보게 되실 거예요.

요컨대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시리즈의 목차


앞으로 쓰려고 하는 매거진의 목차는 대략 이렇습니다. 순서와 제목은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일단 UX writing의 주요 원칙에 대해서 살펴보고 기획자들이 직접 작성해야 하는 UI 텍스트, 각 컴포넌트별 레이블 작성법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실무에서 designer와 writer가 뭘로 투닥투닥하는지, 어떤 이슈가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지도 알아봅시다.


실제로 UX writier가 실무를 하면서 극작가처럼 서비스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 서비스의 톤과 보이스가 사용자 경험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계획에 넣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애)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의 UI 텍스트들도 중간중간 분석하는 가벼운 챕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한국어 writing 사례가 필요하니까요 : )




[Principles] UX writing의 중요 원칙

정확하게 쓴다: 도로 표지판이 거짓말을 한다면?(완료)

간결하게 쓴다: 투머치 토커 입장 금지

일관되게 쓴다: 건망증과 다중인격

쉽게 쓴다: 뭐라시는지 1도 모르겠습니다만?

직관적, 사용자 친화적으로 쓴다: 내가 좋으면 사용자 친화, 내가 모르면 bad UX?


[Daily components] 매일 보는 UI text 작성법

메뉴와 디스크립션: 어서 오세요, 기능명 작명소에!

버튼: 사용자에게 대사를 줬어요(완료), UX 복화술사를 위하여(완료)

팝업: 버튼만 읽는 **한 세상!(완료), '-하기'형 버튼이 왜이래?(완료)

토스트, 스낵바, 툴팁: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텍스트

튜토리얼, 도움말, 공지사항, 릴리즈 노트: 도대체 사용자가 알고 싶은 건 뭘까?

마케팅용 카피, 홍보 문구: 잘 키운 드립 하나 열 인터렉션 안 부럽다.


[우리들은 오늘도 투닥투닥] 실무에서 만나는 이슈 모음

프로세스 이슈: UX writing를 개발 프로세스 맨 마지막에 두면 생기는 재앙

길이, 공간 이슈: 네? 문구가 화면에 반만 표시된다고요?

Localization 이슈: 내수 서비스가 커피면 , 글로벌 서비스는 헬게이트 TOP야...

Jargon, slang 이슈: 모두가 아는 단어, 당신만 아는 단어


[작가 정신] UX writing guidelines

Service persona: 서비스의 목소리

Voice & Tone: 문투와 상황별 어투

Humor: 리스크 없는 유머


[모여봐요 레이블의 숲] 남의 섬 보러 가기

LINE - 카카오톡

카카오뱅크(완료. 너무 많이 써서 더 할 칭찬이 없음...)

쿠팡 - 마켓 컬리

토스 (완료)

...


[기타] 아무거나

금융 레이블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시리즈(완료)

UX writing 개노답 삼 형제 시리즈(완료)

빅스비의 섹슈얼리티 시리즈(완료)

...



제가 다 쓸 수 있을까요...? 못쓰면 말죠 뭐. 어차피 고양이 헤어볼인데.

매거진의 이전글 '-하기'를 그만하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