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산정호수를 고요히 걸으며
안녕하세요. 2026년도 경기북부 청년 서포터즈에 발탁되고 나서 작성하는 첫 글입니다. 나름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달에는 경기북부에 위치한 포천시에서 여러분이 가볼 만한 명소를 한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는 3~4편으로 구성해볼 계획인데요. 첫 번째 주제로는 포천에서 가장 유명하고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 산정호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산정호수는 저와도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자, 그러면 산정호수를 거닐면서 제가 어떠한 것들을 보고 느끼었는지 감상해보시죠.
포천 시내 인근에서 살고 있던 나는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산정호수로 향했다. 도착하니 약 11시 정도가 되었다. 이때는 아직 햇빛이 완전히 비추기 전이라서 그런지 호수 주변에는 아침 공기가 물씬 느껴졌다. 사실 산정호수는 말은 호수라고 하지만, 그 주변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편평한 땅을 걷는다기보다는 등산하는 것에 더 가까웠다. 그렇게 우리는 산에 오르면서 호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산길에 진입하니까, 체감 기온이 확 내려간다는 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까, 손과 발이 굉장히 시리고 추웠다. 학교 근처에는 그렇게 춥지 않아서 바람막이를 한 개만 걸치고 갔던 나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이런 옷차림으로 하루 종일 걸어야 한다니……. 포천의 대자연을 너무 얕보았던 내 탓이었다. 그래도 동학(同學)들과 함께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여러 자연 경관도 구경하니까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정오가 되니까 그제야 햇빛이 환하게 비추면서 날씨도 조금 더 따스해졌다.
나는 꽤 오래전에 산정호수에 온 적이 있었다. 아마 약 7년여 전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친구들과 함께 왔었다. 그때도 이렇게 살이 아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부는 겨울에 왔었다. 오래간만에 다시 오니까 솔직히 산정호수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멋지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옛날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치 그때의 기억과 이날 경험한 기억이 데자뷔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기억이 교차하니까 뭔가 어색하기도 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시간은 유유자적이 흐르고, 자연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데, 나는 그동안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였는지, 내 삶은 지나간 시간에 후회 없이 잘 살았는지 등의 생각이 떠올랐다. 7년 전에 이곳을 방문하였을 때, 나는 다시는 이곳에 안 오게 될 줄 알았다. 왜냐하면 이렇게 재미없고 도파민이 팡팡 터지게 즐길 거리도 없는 장소를 왜 오는 거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지금의 나로서는 딱히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이곳에 다시 가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몇 년 혹은 몇십 년 후에 내가 산정호수에 또 방문할 날이 올 수도 있으리라. 그때 나는 그동안 지나간 세월을 후회하지 않고, 잘 살았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부디 그럴 수 있는 날들을 앞으로 보내고 싶다.
산정호수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경험은 이곳에 있는 작은 놀이공원에서 팀원들과 함께 즐긴 경험이었다. 사실, 부지도 넓지 않고 산속에 있는 놀이공원이기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나마 탈 수 있는 것이 바이킹 정도였다. 마치 초등학생들이 야외 견학 왔을 때 이용하면 좋을 법한 놀이기구들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이런 놀거리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우리는 매표소에 가서 표를 구입하고 다 함께 바이킹에 탑승했다. 고요했던 산정호수에 신나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 바이킹에는 우리 조원들 4명만이 타고 있었다. 우리는 바이킹 맨 끝에 앉아서 잠깐의 스릴을 즐겼다. 대기줄도 없고, 아무도 타고 있지 않으니까, 바이킹 한 대를 우리가 전세 낸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모처럼 동심의 순간을 다시금 만끽한 시간이었다.
군 생활을 했을 때 방문했던 산정호수를 이렇게 다시 오래간만에 방문하면서 추억을 떠올려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본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언젠가 포천에 방문할 날이 온다면, 모처럼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산정호수를 한번 거닐어보기를 추천한다. 산책은 언제나 옳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