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만드는 ZINE 시리즈 1
책을 좋아하는(혹은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독자로서 항상 '잘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독서에 관한 책이나 책에 대한 책들을 많이 사보았고 읽고 좋은 구절은 따로 모아놓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보는 일은 잘 없었다. 문득 구절들을 모아서 책으로 만들면 다시 보지 않을까?
읽기에는 물성이 있는, 종이로 된 것이 좋으니까.
그래, 간단하게 만들어보자. 독립출판물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으니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쉽게 나왔다.
다음은 어떤 형식으로 만들 것인지 결정했다. 인쇄를 맡기자니 나만 보는 책자인데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가 ZINE 메이킹에 대해 알게 되었다.
진(ZINE)은 잡지를 뜻하는 MAGAZINE에서 MEGA를 뺀, 일반인이 만든 출판물로서 형식과 내용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진 형식이 내가 만들고자 하는 바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바로 인쇄와 제작에 필요한 도구 점검에 들어갔다. 우리 집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컬러프린터 <Brother hl-l3210 cw>
둘째, 재단기 <현대오피스 A3 재단기>
셋째, 스테이플러
다행히 종이만 있다면 바로 인쇄와 제본이 가능했다.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일종의 발췌본**이기 때문에 내용을 작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미 뽑아 놓은 구절들을 고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총 8권의 책을 참고하였다.
- 에라무스 외 지음, <공부의 고전>, 유유, 2020
- 나오미 배런 지음,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어크로스, 2023
- 매리언 울프 지음, <다시, 책으로>, 어크로스, 2019
- 요한 하리 지음, <도둑맞은 집중력>, 어크로스, 2023
- 니콜라스 카 지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청림출판, 2011
- 김성우, 엄기호 지음,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따비, 2020
- 조병영 지음,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쌤앤파커스, 2021
- 최재천, 안희경 지음, <최재천의 공부>, 김영사, 2022
위의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모아보니 모두 18개 구절이 나왔다. 이를 다시 네 가지로 분류했다.
- 책에 대해 생각해 볼 것
- 책을 읽기 전 생각해 볼 것
-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해 볼 것
- 책을 읽은 후 생각해 볼 것
표지 디자인은 대충 제목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해놓고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느낌이다.
레이아웃은 일단 집에 있는 도구로만 만들자면 A4 사이즈를 반으로 접어 소책자형식으로 해야 했다. 들어가는 말을 넣고, 참고도서를 넣고, 분류별로 제목 넣고, 본문을 편집했다. 소책자로 하기 위해서는 4의 배수가 되는 페이지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적당히 편집을 하니 표지를 포함하여 총 20페이지 정도가 나왔다.
어떤 종이를 사용할까 검색해 보다가 '랑데뷰 105g'을 구매했다. 그리고 인쇄하고 반으로 접어서 중간에 스테이플러 심을 박아주고 재단기로 재단까지 하니 완성!
만들고 나니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왔다.
만들고 나니 진(Zine) 이라는 것이 상대적으로 만들기도 쉽고 자유롭게 만들 수 있으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 멋대로 계속 진을 만들어보자 결심을 했다.
그래서 이번 결과물은 내 멋대로 만드는 ZINE 시리즈 1탄이 되었다.
* 성난아제, <종이 위의 서브컬쳐, Zine> https://visla.kr/feature/130334/
** 발췌본이란 책,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낸 책이나 글을 이야기한다.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866428&viewType=confi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