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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나리 나리 개나리
by 김중희 Jun 06. 2018

나리 나리 개나리

좌충우돌 한지붕 여섯 가족 되기


어느 날 느닷없이
덮어놓고..

우리 집 아이들 셋은 어려서부터 동물이라면 사족을 못썼다. 특히나 강아지..

그래서 길 지나가다 산책 나온 남의 집 반려견들을 만날 때면 주인에게 허락을 구하고 언제나 머리 한번 꼭 쓰다듬어 주고 오고는 했는데.. 그다음은 어깨를 들썩이며  "어우 이뻐 너무 이뻐" 감탄사를 내지르고 무덤덤하게 서있는 엄마 아빠를 향해 처진 눈 고리를 무기 삼아 불링불링 한 눈빛으로 "우리는 언제 저런 애 집으로 데려와" 가 늘 이어졌다.


반려견을 집에 데려오면 가족에게 무엇이 유익한지를 진지하게 펼쳐대던 큰아들의 논리적인 바람도 딸내미의 눈웃음을 장착한 필 쌀 애교도 막내에 막무가내 떼도 통하지 않자.

한 번은 막내가 자기의 생일 선물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합쳐서 반려견을 받고 싶다고도 했었다. 일곱 살짜리 꼬맹이에게 장난감을 포기할 만큼 반려견은 대단한 것이었는데....

강아지들이 침을 흘리며 핥아 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결벽증? 엄마와 (거기다 큰 개는 무서워하기까지 한다) 동물에 무덤덤하고 일거리가 느는 것에 민감한 철벽 아빠의 무 호응으로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는 때마다 막내가 아직 어리다... 마당이 없다... 엄마 아빠가 바쁘다 등등 가능한 수많은 이유를 대었고..

그 많은 이유 중에 시간도 없는데 집 청소할 것이 늘어난다.. 아침저녁으로 산책도 꼬박꼬박 다녀 줘야 하고.. 휴가도 마음대로 못 간다.... 그리고 너네 들은 잠깐 예뻐하다 말수도 있지만 나머지 몫은 온전히 엄마 아빠가 떠맡아야 할지도 모른다 등을 이야기했었는데 맨 끝에 이유가 가장 큰 이유였다.



사실 그렇지 않겠는가... 집에 거의 없는 큰아들도 여자 친구 만날 시간은 있어도 반려견 이랑 놀아줄 시간은 많지 않을 것이고 알바에 남자 친구와 데이트로 바쁜 딸내미는? 자기 말로는 학교 가기 전에 아침 산책도 다녀온다고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거울 앞에 앉아 화장하고 모양내시느라 학교도 시간 맞춰 간신히 가시는 딸내미가?

그리고 친구들 이랑 약속 잡아 노는 것이 자기의 직업 인양 매일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시는 막내는?

그럼 그 새털 같이 많은 나머지 시간은 누가?  청소도 더 자주 해야 하고.... 예방주사 맞히러 병원도 다녀야 하고.. 마치 아이 하나 더 낳아 키우는 만큼 일이 많지 않을까 말이다...

독일 친구들과 이웃들도 분명 나중에 몽땅 니일 된다며 바쁜데 개는 어떻게 키우겠냐고 걱정해 주었더랬다.

분명 그랬는데....


어느 날 딸내미가 우연히 발견한 반려견 사이트에서 한 마리의 예쁜 강아지를 본 후에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하얗고 몽실한 얼굴에 까만 눈동자 쫑긋한 귀를 가진 그 아이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오웅 오웅을 연발하며 사진들에 눈을 못 떼게 하더니 급기야

추운겨울 지나 포근한 봄을 알리는 노란 봄꽃 나리 나리 개나리 라는 이름 까지 지어 놓고 우리 집에서 300킬로도 더 떨어진 곳에 있는 그 아이를 덮어 놓고 데리러 가게 만들고야 말았다.

독일 강아지 분양소 안과 밖의 모습. 아이들의 방 뒤로 맘껏 뛰놀수 있는 넓은 정원에 놀이터가 있다
아주 작은아이들 방은 작은침대와 폭신한 건초 ..알록 달록 공들로 꾸며져 있고 놀이터로 통하는 창문은 잠겨 있지만 조금 큰아이들 방들에는 놀이터로 가는 창문들이 열려 있다.
그동안 정든 친구들과 안녕 하는시간
나리 가  "나 이제 간다" 라고 이야기 하는지 다른방 문을 두드리니
그안에 있던 작은 친구 들이 하나 둘 고개를 쏘옥 내밀며 안녕을 고한다.

독일의 반려견 분양소 에서...

우리는 누군가 그 아이를 먼저 데려가면 어떡하냐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아직 여름방학이 시작되려면 3주나 남아 있는 이 시점에 아무런 준비? 도 없이 그렇게 4시간을 달려 Oldenburg 근처의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독일에서 강아지를 데려 올 수 있는 곳으로는, 한두 가지 종류의 견들을 키우고 새끼를 낳아 전문적으로 분양하는 일을 하는 1.Hundezüchter들이 있고 여러 종류들의 강아지 들을 모아 분양하는 분양소 2. Welpen vermittlung, 주인 잃어버린 혹은 버림받은 유기견들을 모아 입양을 시켜 주는 3.Tierheim 등이 있다.


우리가 다녀온 곳은 두 번째에 속하는 곳으로 유럽 각처에서 들여온 종류 다른 30여 마리의 강아지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었다.

집 한층이 모두 여러 개의 작은 방들로 놀이방처럼 꾸며진 강아지 방으로 되어 있고 뒤쪽에 강아지 들 놀이터로 되어 있어 많은 수의 강아지들이 한꺼번에 있어도 바글 바글한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서로 장난치다 싸우다 하는 소리에 시끄럽기는 했지만 말이다.


우리 가족이 한눈에 반해 봄이면 온천지에 노랗게 피어 나는 개나리라는 이름까지 먼저 지어 놓은 그 아이는 우리의 진돗개를 닮은 일본 개 아키타 이노 다.

헝가리에서 태어난 나리는 우리가 예전에 울며 불며 함께 본 영화 하치 이야기의 주인공 이기도 하며 독일 내에서 분양받을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한마디로 이동네 에서 자주 볼수 있는 골든 리트리버, 불독,세퍼트 등 과는 달리 자주 만나 지지는 않는 강아지 중에 하나다.

그래서 강아지를 분양받기 위해 왕복 8시간도 마다 하지 않고 다른 것은 생각 할 새도 없이 달려갔다.


그러나 분양소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내부를 구경 하면서도 동물 병원 에서 체크 하고 예방 접종 한 나리의 건강기록부 그리고 인간으로 하면 여권과 같은 펫패스 그리고 인간의 출생 신고서 와 같은 번호표 등의 서류를 보면 서도 우리 부부의 머릿속에는 우리가 과연 이아이와 잘 해낼수 있을까 였다.  

그도 그럴것이 나리를 만나자 마자 환호성을 질러 대던 아이들과는 다르게 우리 부부의 나리를 처음 만난 첫인상은 너무나 순한 눈빛의 그러나 생각보다 크다 많이 크다 였다.

4개월 반이 되었다고 해서 조금 더 작은 아이를 예상 했었는데 말이다.그렇다면 시간이 지날 수록 아직 한참 더 커질것인데...

그제 서야 우리는 과연 우리가 잘 키울수 있을까? 하는 실질 적인 걱정이 고개를 들기 시작 했고


그렇게...뭐에 취한 것 처럼 얼떨결에 대책 없이 저질러 버린 엄마 아빠와

...저는 가끔 집에 오지만 그래도 나리를 집으로 데려갈수 있어 행복 하다는 큰아들과 생각했던것 보다 더 예쁘다며 좋아 어쩔줄 몰라 하며 자기도 드디어 여동생이 생겼다는 딸래미와"이거 꿈은 아니지" 라며 나리를 만난 오늘의 감상평 정점을 찍고 있는 막내..

체격은 커 보이지만 안겨 다니는 것을 좋아라 하는 나리 이렇게 여섯 식구의 좌충우돌

한지붕 살이가 시작 되었다.


나리의 건강기록부와 애완동물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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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업강사
독일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요리강사,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교사,현재는 자연치유사 과정의 학생 겸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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