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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렁이 Nov 11. 2023

스마트폰이 있는데 무인 셀프 사진관이 트렌드가 된 이유

인생 네컷의 유행을 바탕으로 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53%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기준 97%에 이릅니다. 사실상 국민 전부가 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카메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쉽게 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SNS 전성시대가 열릴 수 있었죠. 


분명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는데, 이상하게도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서 특정 장소에 가서 찍어야만 하는 무인사진관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데이터랩에 주요 무인사진관 업체 5곳에 대한 검색량을 합쳐보니 2017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시대에 무인사진관의 유행이라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역설적으로 그 답은 바로 스마트폰에 있습니다. 


모든 것이 그런 것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상품에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작용합니다. 많으면 가치가 떨어지고, 적으면 가치가 올라가죠. 





이전에는 사진 한 장 한 장이 정말 귀했습니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가 등장했어도 필름 속 사진을 빼는 인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무한대로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개별 사진의 가치가 Zero에 수렴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첩에는 정말 수많은 사진들이 있지만, 그걸 다시 들어가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예전에 사진첩에 사진이 모여있을 때는 꺼내놓고 보았는데, 이제 너무나 많아지고 언제나 볼 수 있으나 역설적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디지털 사진의 가치가 없어지자, 반대로 아날로그 사진의 가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디지털 사진과 달리 인생 네컷에서 나온 사진은 내가 손으로 쥘 수 있는 몇 안 되는 진짜 사진이었던 것이죠. 


물론, 아무리 아날로그 사진에 대한 니즈가 있더라고 해도 그걸 나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지 않다면 니즈는 나타날 수 없습니다. 무인사진관의 시초인 인생네컷이 바로 그 환경 조성에 성공했습니다.



 


21세기 들어 등장한 주요 메가 트렌드 중 하나가 '개인화'입니다. 사람들은 나의 공간, 나의 시간, 나의 행복, 나의 자유를 원하고 추구하게 됩니다. 인생네컷은 그 트렌드를 정확히 만족했습니다. 


독립적인 공간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 것이죠. 그것도 저렴한 가격으로 내가 원하는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인생네컷은 빠르게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노래방이 몰락하고, 코인 노래방이 대세가 된 것도 같은 이유이죠.  


항상 아날로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목말라하던 청년 세대에게 무인사진관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와 같았습니다. 사회인이 되면 특별히 부족한 점을 못 느낄 수 있지만, 또래집단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취업 이전 청년층의 입장에선 생각보다 놀거리가 제한적입니다.


보통 친구들과 약속하고 만나면 카페, 영화관, 쇼핑, 음식점, 노래방, PC방 정도입니다. 많다면 많다고 볼 수 있으나, 자주 보는 입장에서는 반복적 루틴이 됩니다. 


그런데 루틴이 단 1가지만 추가되어도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3개를 조합하면 6개이지만, 4개를 조합하면 24개가 되죠. 무인사진관으로 인해 함께 즐기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이 더욱더 많아진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무인 사진관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그 이유는 인터뷰 기사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언론 기사에서 인생 네컷 무인사진관을 만든 이호익 엘케이벤쳐스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매년 매출이 100% 이상 뛰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때도 비대면 무인서비스여서 타격이 없었죠."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전면적인 비대면 사회를 가져왔습니다. 이에 혼자서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또 굳이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지인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인 무인 사진관이 성장한 것이죠.


게다가 오프라인 활동을 못하니 자연스럽게 온라인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는데, 인생네컷 등 무인 사진관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원활한 SNS 공유 기능은 인생 네컷에 대한 니즈를 키웠습니다.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모두가 SNS에 모였는데, 거기서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고 자신도 찍고 싶어진 것입니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무인사진관은 특별한 놀이를 넘어 일상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말은 시장이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지금 길을 가다 보면 정말 수많은 무인 사진관을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좋지만,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그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요? 지금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결국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잘 보는 업체일 것입니다. 그래서 트렌드를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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