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닌 곳을, 길인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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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하늘엘리.png 날으는 엘리

게임을 하다 보면,

하늘을 날다가 ‘툭’ 튕겨 나오는 구역이 있어요.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허락되지 않은 경계.


그동안 나는

자꾸만 그쪽으로 가려했던 것 같아요.


익숙했던 일로,

이전의 자리로,

한때 능숙했던 역할로요.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비활성화된 구역이었어요.


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는 계속 그쪽으로 가려했어요.

튕겨 나오고,

다시 가고,

또 한 번 더 가고…


그게 내 길이라고,

거기에 내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놓지 못했어요.


사실,

예전 스테이지로 돌아가려면

방법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길이 아예 없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저는

거기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어요.

돌아가도,

다시 시작되진 않더라고요.


그 문은,

조용히 닫혀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게임에도

설정된 진행 방향이 있잖아요.

플레이어가 가야만 하는 길,

새로운 퀘스트가 시작되는 곳.


지금 나는

그쪽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아직은 낯설고,

잘 보이지 않지만…


어쩌면 그건

이제 막 열리는

내 인생의 다음 스테이지일지도 몰라요.


저는 여기서,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문 앞에

작별을 고하며.


엘리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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