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알콜중독자 자녀 모임이 있어 가봤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공감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예상대로 각자 하는 이야기들이 다 내 이야기 같고 그 사연들, 그 마음들을 알 것 같았다.
근데 내 예상과 다른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 사람들 중 알콜중독자인 부모가 죽은 것은 나 하나뿐인 거였다.
사람들은 솔직하게 다 내가 부럽다고 했다. 나도 그 사람들에게도 그 말은 전혀 무례한 말이 아니었다. 아주 잘 이해가 가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웃음이 나면서 또 이상하게 살짝 눈물이 났다. 사람들도 멋쩍게 웃다가 울었다. 우리들은 그랬다.
그런데 또 예상 못했던 일이 있었으니 모임 중 한명이 도박중독자 부모의 자녀였던 것이다. 그분은 말했다.
"알콜중독은 술이나 먹지만 도박중독은 집이 날아가요!"
우리는 모두 그분의 말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