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주기 단톡방을 운영하는 이유

by 조제

나는 특정 상황이나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단톡방을 몇개 운영하는데 오늘은 걸으면서 왜 그걸 운영하는지 생각해보았다. 그건 내가 많이 아플 때 트위터나 블러그에서 나와 교류해주고 힘든 내 글을 읽어주던 분들 때문인 것 같다.


그땐 카톡이 없었고 지금은 오픈카톡방이 있으니 좀더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을수 있게 되서 만든 것 같다


사람이 많이 힘들땐 어딘가 하소연하고 싶은데(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 친구든 애인이든 그걸 계속 반복적으로 듣게 하긴 미안하니까 나는 글로 썼었다.


지금은 단톡방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고 나도 힘들 땐 얘기도 하지만 좀더 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왜냐면 나는 내 얘기를 들어주던 사람들 덕분에 많이 나아져서 에너지가 있고 남의 힘든 얘길 진심으로 들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힘들거나 부정적인 얘기를 들으면 자기도 기빨리고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얼마나 힘들면 이럴까? 좀 나아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뿐 그런 현상이 일어나진 않는다. 이건 심리상담사를 하고 싶어하는 내겐 좋은 재능(?)인 것 같다.


물론 나도 다른 할 일이 생기거나 피곤해지면 양해를 구한다. 마냥 계속 들어주는 건 아니다.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보이면 그런 얘기도 해준다. 나는 아직 전문가가 아니니까.


하지만 많은 경우 집중해서 들어주면 그 사람은 비유하자면 숨이 막혀 헐떡이다가 좀 편안해진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는 기쁘다.


지금 궁금한 건 한 사람의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어줘야 그사람이 자신을 수용하고 비로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할까, 인데 이건 공부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들어주기가 잠시간의 응급조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필요할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분간은 계속 그 방들을 운영할 것 같다. 예전에 무척 힘들었던 나와 그런 나를 받아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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