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저니어링과 새로운 삶
하나님은 도대체 내 삶에 무엇을 원하시는 걸까? 하나님이 나를 이끄셨다고 확신하던 자리에서 처절하게 무너지는 나를 발견했다. 비전을 위해 간 곳(회사, 공동체)에서 구석구석을 정신없이 흔드셨다. 생각하지도 못한 부서에 가게 되었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를 배우고 직장에서의 적응을 해야 했다.
여전히 가정에서는 외로움 싸움을 해야 했고, 교회 공동체에서 조차 해결할 수 없는 깊은 외로움, 염려함 등.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내면적 외면적 문제들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문제 해결은커녕,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내 능력 밖의 상황이 버거웠다. 사회 초년생이라는 새롭게 부여받은 정체성은 ‘하나님의 비전’을 사치로 느껴지게 했고, 어떻게 할지 막막하고 무기력하게 했다.
그러나 내가 신앙을 갖지 않은 이들과 다른 건 뭘까?라는 질문은 다시 비전을 생각하게 했고, 그래도 하나님은 내 삶에 무엇인가 말씀하고 계시지 않을까 해서 나름대로 발버둥 쳤다. 감사하게도 그러던 중 비저니어링을 알게 되면서 기본과정을 통해 내가 가진 제한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매 순간 선택해야 하는지 훈련을 하게 되었다.
특히 영성 일기를 쓰게 되면서 나의 감정과 쓴 뿌리들을 하나님 앞에 내어 드리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세상의 지혜 또는 누군가의 조언이 아닌 온전히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순종함으로 선택하는 밑거름이 되었고, 어느새 바인더 1권을 꽉 채운 영성일기 속 나의 고백은 삶의 주권을 온전히 그분께 맡길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증거가 되었다.
내 안에 작은 죄성과 견고한 진들 조차도 아낌없이 하나님께 드리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 그 과정을 함께 도우시기 원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됐다. 그 기쁨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에 심화과정을 하게 되었고, 쉽게 식고 좌절하는 마음을 더 견고히 세워 나가길 소망했다.
기본과정을 마치고 심화과정을 기다리며 “하나님의 메신저인 ‘나’는 세상에 어떤 기록을 남길 것인가?”라고 주어진 질문에 이렇게 적었다. “영생과 하늘나라를 꿈꾸는 자로서 오늘 하루의 내 삶이 그것을 대면하는 기록,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그 삶이 진정한 행복과 기쁨으로 채워지는 하루하루 되길.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것들을 해낼 능력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들, 허망한 것들이라 비난받을 때 묵묵히 꿋꿋이 해내는 믿음. 그 옆에서 아론과 훌처럼 나를 돕는 든든한 사람들과 함께 모세처럼 기도하고 여호수아처럼 실행하길. 하루하루 무모해 보이는 계획에서도 해내는 것을 보여주고 적어내야겠다.
인생을 즐길 줄 모른다는, 적당히 하라는 주변이 들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내길. 혼자 그 과정을 준비하는 시간이 외로울 지라도 하나님께서 내 삶을 지키시고 계심을 고백하길. 내가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할지라도 그 우선순위가 흔들리지 않길.
동기들의 시선, 회사 업무, 상사와의 관계, 가족들의 변화, 진로에서의 선택, 체력의 변화, 시간관리, 기도의 분량, 믿음의 걸음, 겸손함, 절제함, 배울 것들을 삶에서 더 깊고 단단하게 쌓아 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로 살아냄이 담긴 기록을 남기고 싶다. 이제 그만 울고 털어야지."라고 고백했다.
“정말 이 길이 맞나요 하나님?”
뭐든 해낼 것처럼 거창한 포부로 시작했지만, 매일 두려움과 게으름에 무너졌다. 정말 더 괴로웠다.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나는 많이 무지하고 아무것도 없었고, 그래서 딱 이까지만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역시나 나는 하나님이 쓰시기엔 너무 부족한 사람이구나 확신했기 때문이다.
비전을 위해 산다는 것은 갑자기 요술처럼 내 삶이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제한된 시간 속, 구겨져 있는 이전의 삶을 깨끗하고 빳빳하게 펴내기 위해 주무르고 들춰내며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자리잡기까지 싸워야 하는 영적 전쟁이었다. 무엇보다 매일 새로운 결단을 해야만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철저히 깨닫게 하셨다.
심화과정은 기본과정에서 세운 비전을 더 실질적으로 나의 콘텐츠로 월간, 2-3년간 채워야 한다. 처음엔 막막했지만, 로직트리와 마인드맵을 그려가며 진짜 진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붙잡아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 정립하게 된다.
매일 새로운 결단과 결단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했고, 하나님이 정말 오늘 내 하루에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더 깊게 교제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비전을 위해 부족한 정보를 알아야 했고, 가정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했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친구들과 약속을 취소해야 했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위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을 가야 했다.
다음 스텝을 위해 쇼핑은 줄이고 저축을 해야 했고, 크리스천으로서 욕먹고 싶지 않아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이지만,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했다. 이 삶을 다 살아내기 두렵고 막막해서 설교를 찾아 듣게 되고, 예배의 자리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믿음의 여정은 이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걸어가 봤던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전에 하나님의 비전을 따라 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냈는지 보려 신앙서적을 읽어야 했고, 관련 분야를 위해 관련 정보를 찾고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었다. 다 읽진 않았지만 그러다 보니 재훈님이 추천해준 책들을 기반으로 어느덧 50권이 넘는 책들을 중고서점에서 사게 됐다. 나에게 부족한 역량, 자원들을 확보하기 위해 틈이 날 때마다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부단히 살아냈다고 생각했지만, 심화과정이 끝난 직후에 큰 변화를 삶에서 느끼지는 못했었다. 내가 세운 계획과 결단을 삶에 살아내지 못했었고, 오히려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 두려워 중간에 1-2달 정도 무력하게 보낸 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심화과정이 끝나고 거의 6개월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분명히 고백할 수 있는 것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비전을 위해 한 줌씩 쌓던 기도, 묵상, 재정, 지식, 독서, 운동, 관계들이 어느 시점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0년이 넘게 기도하던 가정의 변화가 일어났고, 생각지도 못한 인연들과 기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비전을 내 삶에서 이룰 수 없던 것이 아니라, 매일 거듭남으로 그 비전에 걸맞은 사람으로 나를 다듬고 준비하고 계셨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하나님은 나의 기대와 생각을 뛰어넘으신다. 아직 부족하지만, 매일 자기 연민과 두려움으로 좌절하던 내가 지금은 매일 하늘나라를 살아가기를 꿈꾸고, 내 마음의 소원을 다 들으시고 이루시는 하나님을 고백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하나님의 비전을 품은 자는 믿음으로 하늘 뜻을 보여주는 자들, 이 땅에서 하늘 뜻을 품고 사는 자들, 우리가 하늘과 땅의 통로임을 믿고 사는 자들, 믿음으로 주님 보길 소망하는 자들임을 믿습니다.
비저니어링 기본과정 1기&심화과정 1기 수강생 간증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