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전략은 브랜드에게 맞는 역할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익숙할수도,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브랜드 전략, 브랜드 포트폴리오
브랜드 포트폴리오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접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그렇다. 실무자로서 정작 시작하려면 시작부터 막막하다.
우리가 앞에서 논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 수립보다 복잡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과 접근법만 이해한다면 브랜드 수립보다 내부에서 손쉽게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것이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물론 당신 조직이 보수적이고 개개인의 전문성을 이유로 신뢰하지 못하는 환경이라면서 내부에서 진행하는게 힘들 수도 있다. 히자만 리더 간 소통이 자유롭고 개개인의 존중과 상호 간 신뢰가 높은 곳이라면 자체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전략이 브랜드 포트폴리오전략이다.
당신의 기업안에서 준비할때의 사업 전략과 실행 전략들은 이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고려한 상태에서 진행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만 공급자의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라 프러덕트 (product) 포트폴리오로만 바라볼 수 있다. 이 관점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소비자의 인지와 환경을 적용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접근이 접목되면 된다. 이렇게 내부적 관점과 외부적인 시장환경의 관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외부에 맡긴다. 이는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회사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낭비하는 셈이다. 내부에서 진행할 여력이 없거나 내부 설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부적으로 신뢰하는 조직문화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결정할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간단한 차이
브랜드 아이덴티티 체계 전략이 브랜드의 지향점을 정립하고, 내부 멤버 간 동질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면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은 시장상황에 맞는 브랜드 역할을 부여해 주는 것이다. 내부상황에 맞게, 브랜드 방향성에 맞게 브랜드의 역할과 위치를 정해주는 일이다.
이것은 내부 자원과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해야하기 때문에 내부의 현실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사업전략과 맞닿아 있다. 상품기획, 신제품 전략, 기존제품 철수 등 제품의 확장, 축소 등 세밀하게 파악하고,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간의 유기적인 협력과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외부에 포트폴리오 전략을 의뢰하는 것보다는 포트폴리오 전략의 접근방법을 이해하고 사업전략과 맞물려서 내부에서 사업전략과 맞물려 브랜드 전략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다.
석학들이 말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정의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하면, 흔히들 기업이 여러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을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던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말이 추상적이고 머리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두 명의 브랜드 석학들의 정의를 살펴보면,
1) 데이비드 아커는,
각 브랜드의 역할 정의와 중복 최소화
브랜드 간 시너지 창출
고객군과 시장 목표에 따라 포트폴리오 균형 유지
브랜드 투자 우선순위 설정
2) 케빈 켈러는,
브랜드 간 역할과 관계의 명확화
고객의 인지와 선택을 돕는 구조로 설계
확장 가능성, 리스크 분산, 시장 대응력 고려
그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브랜드 간 관계를 명확히 하여 고객 인식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
브랜드마다 역할과 타깃이 다름을 이해하고 설계
포트폴리오는 미래 확장을 고려해야 함
브랜드 간 중복보다 상호 보완과 시너지 창출이 중요
즉,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목적: 명확한 역할 규정으로 브랜드 간 시너지를 내는 것
브랜드들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여 각 브랜드의 인식을 확보하고, 브랜드 간 상하, 좌우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며,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브랜드 자산의 활용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당신 가정에 10명의 아이가 있다고 가정한다. 당신은 자수성가한 기업의 오너다. 무일푼에서 시작해서 회사에 인생을 바쳤으니 '당신의 인생 = 기업'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당신의 인생 목표는 '기업이 잘 성장하는 것이다. 당신의 자녀들도 회사에 보탬이 되는 아이들로 성장해서 당신 회사에 필요한 것들을 해주기 기대한다.' 아이들을 향후 어떻게 성장할지 목적을 정하고, 역할을 부여한다. 재벌가의 막장 드라마처럼 한 명은 정치인, 다른 한 명은 법 쪽으로, 다른 아이는 교수, 다른 아이는 의사, 다른 아이는 경영능력 등으로 회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능력들로 최종 골을 배분하는 것이다. 기업 내 각각의 역할과 위치를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계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은 언제 필요할까?
기업들이 직면하는 다양한 상황이 있겠지만,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아래와 같은 조건이 있을 때 고려해 볼 수 있다.
1) 시장 세분화에 대응이 필요한 경우 (가격, 연령, 라이프스타일 등에 맞는 상품, 제품 제공이 필요한 경우)
2) 제품의 수가 많고 복잡하여 내부 자원분배 등 전략방향성의 옳고 그름 등 판단이 필요한 경우
3) M&A 이후 인수한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 간의 통합 전략이 필요할 경우
4) 브랜드 확장 시 브랜드 자산의 효과적인 배분 결정이 필요한 경우
5) 경쟁사와의 시장경쟁에 있어서 적절한 브랜드 대응이 필요한 경우 등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결과물은 무엇일까?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최종적인 결과물은 브랜드의 명확한 역할 규정이다. 그런데 역할 규정이라는 게 애매하다. 어떤 역할을 준다는 것인지. 간단하게 보면 주력제품은 무엇인지, 남들보다 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서 기업을 빛나게 할 제품은 무엇인지, 경쟁사의 주력 상품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드는 제품 등으로 생각해 보면 된다.
또 역할의 의미는 아니지만, 사업내 브랜드를 재조정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유지해야 할 브랜드는 무엇인지, 철수해야 할 브랜드는 무엇인지, 또 새롭게 만들어야 할 브랜드는 무엇인지 결정짓는 것이다. 경쟁사의 시장 대응 전략,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가 강화해야 할 브랜드가 무엇인지, 방어해야 할 브랜드, 보충해야 할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브랜드를 여러개 갖고있지 않는 경우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갖지 않고 단일브랜드 중심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꼭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단일 브랜드에는 적용이 불가능한라고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하이마트는 단일 브랜드로 이루어진 유통브랜드이지만 시장변화에 따라 pb브랜드, as 등의 신규서비스들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코카콜라 역시 하나의 단일 브랜드이지만, 소비자의 라이프 변화에 따라 제로코크와 같은 저칼로리 브랜드로 확장했다. 대표적인 단일브랜드만 있다고 해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일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확장이나 신규브랜드를 개발할 때 필요한 역할을 만들고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브랜드간의 계층을 고려하는 관점으로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하이어라키, 브랜드 아키텍처 전략으로 연결된다.
브랜드 포트폴리오하면, 참고할 수 있는 서적도 그리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2004년 데이비드 아커가 지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서를 많이 참고한다. 하지만 브랜드 경험과 지식이 어느 정도 쌓여 있지 않으면 처음부터 읽기는 쉽지 않다. 책 속의 사례 또한 해외 사례 위주로 있다 보니 잘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실무에 적용할 때의 과정을 하나씩 이해하면서 당신의 조직에는 어떻게 반영하고 활용하면 좋을지 한단계씩 접근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