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향으로 걷는다는 것은
때로는 서툴기도 하지만
서로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는 것
그건
사랑이란 단어를 아끼지 않기로 한
우리만의 방식이었다는 것
당신이 창가 쪽에 앉는 걸 좋아한다
햇빛이 얼굴에 닿을 때
눈썹 아래로 흐르는 웃음은
노을 지는 들판 간지러운 바람 같아서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조용한 순간들
생선 살을 발라서 나눌 때
창문을 닫을까 말까 망설일 때
뜨거운 국물을 조심히 불어줄 때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무겁지 않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오늘 시간이 짧네”라고 했지만
나는 그날이 유난히 행복했다고 기억한다
당신이 잠든 얼굴을 가만히 보다
한 문장쯤 떠올라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랑한다는 말은
때론 하지 않아도 전해지니까
그리움의 밤을 오래 견딜 수 있는 건
마음을 품은 작은 말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당신을 만나고 나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