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껏 살아오며 착해진(?)
두 번의 이유는 결혼과 출산이었다.
첫 번째는 결혼이었다.
새로운 사람과 모든 것을 맞추어 살아간다는 것과
새로운 부모님이 생긴다는 것은 그 이전의 삶과 매우 달랐다.
생각지 못한 문화차이로 많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했다.
물론 결혼 초기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 말 한마디에 서운하기도 하고,
작은 오해에 서글퍼지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우리 가족과 시댁 식구들이다.
두 번째는 출산과 육아였다.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던 내가 아이를 키우며 이해하고 인내하는 법을 배워나갔다.
사회 정치에 대해 환경과 미래에 대해 걱정하게 된 것도 아이들 덕분이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구성원을 이루어 산다는 것은
외롭지 않고 울타리가 있다는 든든함을 주었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다.
결혼 전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세상은 사라지고 내가 없어졌다.
그래서 더욱 나를 찾고 내 자리를 지켜내려 애를 쓴다.
부모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는
독립적인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다.
독립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성공보다 시련에도 이겨낼 힘을 가져야 한다.
나는 아이들이 나의 존재와 상관없이 스스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회 안에서 피해를 끼치지 않고 한 사람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며 내 아이가 아닌 아이들도 관심과 사랑을 갖고 바라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지만,
늘 마음 한편에 안타깝고 불편한 마음(부채 의식?)을 갖고 있다.
특히 18살에 홀로 독립해야 하는 아이들과
혼자 아이를 키워나가는 미혼모들이 그렇다. 지금은 마음만 가지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