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버블과 에코 체임버
유튜브에 올라오는 유사한 주제의 영상들을 보면서, 분명, 알고리즘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들 중심으로 나오는 것이 분명했다. 자주보는 주제들이 반복에서 로딩이 되고 다른 주제들은 올라오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야구 영상은 내게 한 편도 올라오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에 갇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AI가 효율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여주지만, 다양성을 제한하는 것이 분명하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AI 시대는 '초초초' 다. 초지능적이고 초연결적이고 초자동화로 요약할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의 학습능력, 예측 능력, 복잡한 문제 해결하는 연산능력, 인간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생성형 AI 등 이전에는 상상도 못 할 것들이 작업의 효율성을 가져다 주고 있다. 반복적이고 절차적인 업무를 자동화하여 인간이 더욱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것에 집중할 수 있고, 신약 개발이나 기후 변화 예측, 맞춤형 의료 서비스 등 인류가 당면한 여러 난제 해결에 기여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교육이나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필요에 맞춰 고도로 최적화된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재난 예측, 질병 진단, 보안 강화, 법률 적용 등 사호 안전망을 강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AI가 해주고 있다. AI가 또 다른 AI를 생성해 내면서 무한 복제, 무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유익은 우리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편리하게 만들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효율성'' 아래 흐르고 있는 무엇을 우리는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AI가 뱉어내는 단물을 쫍쫍 빨아먹고 유희하는 동안 우리의 온기는 식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공'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인간의 '온기', '인간성'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인간성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인간성, 인간의 온기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존재를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의식, 감정 관계, 그리고 의미를 추구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들여다 보고 이해하는 자기 인식과 성찰의 능력,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그 고통을 완화하려는 마음과 행동을 말하는 공감과 연민,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데이터 너머, 테스트 너머의 통찰을 얻는 창의와 통찰력,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지는 윤리적 판단과 책임, 타인과 의미 있는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연결성과 관계형성, 삶의 궁극적인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능력,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실패와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과 적응의 힘. 이러한 인간 고유의 특성들은 AI가 발전한다 해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본질이고 자산일 것이다. 또한 인간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동력이기도 하다.
AI의 급진적인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인간성의 핵심 요소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AI기반 SNS 플랫폼은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를 형성한다. 필터 버블인이란 개인이 검색을 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용자의 위치, 과거 클릭 내용, 검색 이력 등에 기반하여야 알고리즘이 선별적으로 개인이 보고 싶어 하는 정보를 추측하여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필터 버블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정보에 노출되지 않음으로써, 자기 자신만의 문화적 이념적 거품 안에 갇히는 현상을 말한다. 에코 체임버란, 원래 소리의 효과를 위해 설치한 인공적인 폐쇄공간에서 소리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못하고 내부에서 메아리쳐 울리게 하는 작은 방을 말한다. 이것은 밀폐된 시스템 안에서만 진행되는 의사소통으로 인해 기존 신념이나 입장이 증폭되고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필터 버블과 에코 체임버는 다양한 관점과의 접촉기회를 줄인다. 알고리즘은 개인이 '좋아할 만한 정보만 제공해서 타인의 경험과 감정, 다양한 관점을 이해를 제한한고 피상적인 관계를 초래한다. 이를 조직에 대입해보면, 팀이나 조직 내에서 구성원 간에 깊은 대화가 줄어들게 하고, 심리적 안전감이 약해지며,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거나 비효율적으로 다뤄지게 된다.
AI가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최적의 해답'을 제시하면서, 인간은 스스로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점차 AI에 위임하게 된다. 사고분석하는 능력을 AI에게 외주를 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고유했던 인지능력을 AI에게 위임을 함으로써(인지적 위임ognitive Offloading), 비판적 사고와 상황에 대한 미묘한 이해 능력이 둔화될 수 있다. 그 결과 구성원과 리더는 AI 분석에 맹목적으로 의존할 수 있으며, 데이터 너머의 맥락과 인간적인 가치를 놓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AI기반의 디지털 기기와 플랫폼은 우리의 주의를 끊임없이 외부로 향하게 한다. 이는 인간의 주의력을 희소한 재화로 여기는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를 형성한다. 계속 울려대는 푸시 알림, 넘겨도 넘겨도 끝이 없는 무한 스크롤, 눈을 뗄 수 없는 맞춤 추천은 우리가 '지금-여기'에 온전히 머물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시간을 빼앗는다. 이는 만성적인 주의 분산과 스트레스, 번아웃을 초래한다. 리더든 개인이든, 자신의 주의력의 소실로 자신의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동적인 반응 모드에 갇히며, 내면의 고요함과 안정감, 명료함을 잃어버려 불확실성 속에서 쉽게 흔들리며 '리더십의 빈곤' '존재감의 상실'에 노출된다.
AI가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우리 인간은 자신의 일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 목적에 대한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는 무엇인가?", "인간으로서 나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와 같은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팀이나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의 몰입도가 저하되고, 잠재적 퇴사(Quiete Quit)와 같은 몰입이 없는 현상이 확산되며, 조직 전체의 비전과 목적의식이 하나로 모아지지 못하고 희미해진다.
AI 시대의 진정한 성공은 기술의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의 위기를 인지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키워가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서 바로 '마음챙김과 연민'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은 내면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마음챙김은 개인에게 자기 인식과 자기 조절력을 길러준다. 자신의 생각, 감정, 신체적 감각을 비판단적으로 알아차림으로써, 개인은 스피디하게 소용돌이치는 혼란과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적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다. 안정감과 명료함을 회복할 수 있다. 이는 자동적인 반응을 넘어 의식적인 대응을 가능하도록 하여, 필터 버블이 끼지 않도록 하고 에커 체임버를 허용하지 않는다. 마음챙김은 훈련될 수 있는 내적 역량이기 때문에 개인에게는 집중과 선명한 의식을 키워주고, 그것에 더해 리더는 명료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한편 연민Compassion은 인간의 연결성을 강력히 촉진한다.
연민은 마음챙김을 통해 분명해진 자기 인식을 타인에게 확장하여,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고 기꺼이 도우려는 동기화된 마음상태이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지만, 그 요구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깊은 지지는 오직 인간 연민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조직에서 리더의 연민적 태도는 구성원들에게 신경계 수준에서 전이되고 복제 돼서 심리적 안전감과 분위기를 형성한다. 리더가 형성하는 안전감 속에서 비난받을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 심지어 취약점이나 실수를 공유할 수 있을 만큼 구성원 간 서로를 담아낼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날 수 있다. 연민심을 지닌 리더가 속한 조직은 몰입도가 높고 이직률이 낮으며 소진율이 낮고 직무 만족도가 높은 연구들은 이러한 결과를 분명히 지원한다.
AI시대의 역설은 우리에게 인간성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 본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강화할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AI는 효율성과 복잡성을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온기를 덥히고, 인간을 포함한 생명 있는 존재의 변영과 연결, 그리고 의미 있는 삶에 두어야 한다. 효율성의 자리가 인간성의 자리를 차지해서도 안돼고, 그 반대여서도 옳지 않다.
조직에서, 개인이든 리더이든 인간 내면의 상태는 일개 개인의 것만이 아니다. 조직이 관리해야 할 자산이다. 특히 리더는 AI시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인간 연결성'의 주된 책임자로서, 마음챙김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고요히 정돈하고 안정감과 명료함을 회복하고, 연민을 통해 팀과 조직의 의식을 연민 어린 명철함으로 깨워야한다. 리더가 구성원의 내면 상태를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기에는 세상살이가 급박하고 과도하게 변화무쌍하다. AI와 공존하며 우리의 인간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체계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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