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속도를 앞질러버린 시대의 질문
AI 관련 뉴스가 매일같이 쏟아진다.
솔직히 말하면, 이 속도가 조금 버겁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꿀 때보다
체감 속도가 훨씬 빠르다.
나이가 든다는 건
어쩌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조금씩 느려진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느림의 미학’ 같은 단어에 더 자주 마음이 간다.
하지만 세상은
나노 공정보다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한다.
우리는 지금,
배우는 속도보다 변하는 속도가 더 빠른 시대를
처음으로 살아가는 세대에 서 있는 것 같다.
정신없이 새로운 것들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두 가지 생각이 또렷해졌다.
하나는,
‘청년 세대와 우리 아이들은 이 변화를 어떻게 건너갈까?’라는 걱정.
다른 하나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돈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라는 질문.
조금 과장하면
이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처럼 느껴졌다.
최근에
<2025 AI 현황 보고서(미래에셋증권)>를
차분히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방대한 내용 속에서
내 두 가지 생각—걱정과 질문—을
계속 흔들어 놓았던 장면들만
조심스럽게 골라 적어본다.
보고서는 말한다.
앞으로 10년 동안의 기술 발전이
과거 100년에 해당할 거라고.
AI의 인지 능력이 매년 25배씩 증가한다는 숫자는,
이제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체감의 문제처럼 느껴진다.
사회가 적응할 틈도 없이
시간이 접혀 들어가고 있는 느낌.
이 압축된 시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요약하면,
AI의 속도는 이미
인간의 적응 속도를 앞질렀다.
LIGO 중력파 검출기 설계에서
AI는 인간의 직관과는 전혀 다른
비대칭 구조를 제안했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결과는 성능 향상이었다.
알파고의 37 수처럼,
AI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과학이 ‘이해’의 영역에서
조금씩 ‘신뢰’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AI는 해고를 외치지 않는다.
대신, 신규 채용을 조용히 지운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노출 직군에서
청년 고용은 이미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경험 많은 사람들은
아직 버티고 있을지 모르지만,
사다리의 첫 칸이 사라진 조직은
언젠가 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거대한 모델이
항상 더 나은 답을 내놓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듯하다.
이제 중요한 건
모델의 크기보다
얼마나 충분한 추론 시간을 갖느냐다.
흥미로운 건,
이 ‘생각하는 AI’가
상상 이상의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AI가 스스로 수익을 만들고,
그 돈으로 서버 비용을 지불하는 실험.
아직은 실험이지만
‘에이전트 경제’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도구였던 존재가
경제의 참여자가 되는 순간,
우리가 익숙하게 배워온
경제의 전제들도 함께 흔들린다.
AI를 돌리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를 짓고 있다는 대목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최첨단 기술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전력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문제로 돌아오고 있다.
모든 복잡한 레이어 아래에는
결국 하나의 바닥이 있다.
이 여섯 가지 이야기는
서로 다른 뉴스처럼 보이지만,
읽고 나니 하나의 구조로 이어져 있었다.
기술에서 사회로,
사회에서 경제로,
경제에서 에너지로 이어지는
하나의 스택.
보고서를 덮고 나서
처음의 막연한 걱정은
조금 다른 질문으로 바뀌었다.
‘나는 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까?’가 아니라,
‘나는 이 변화의 어디에 서 있을까?’
엔지니어로서도,
두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는 아버지로서도
이 질문은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아직 답은 없다.
다만,
에너지와 연산, 그리고 추론의 시간을
쥔 곳으로
가치가 모이고 있다는 흐름만은
조금 더 선명해졌다.
그래서 요즘 나는
기술 뉴스를 읽을 때
속도보다 구조를 보려고 한다.
AI와 기술의 시대를
조금 느리게,
생각하며 걷는 기록을
계속 남겨보려 한다.
AI와 기술 시대의 사유를 기록했습니다.
(이 글은 『2025 AI 현황 보고서(미래에셋증권)』를 바탕으로,
Google NotebookLM을 활용해 개인적으로 정리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