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잘 사는 법보다 더 어려운 일, 잘 죽는 법

존엄하게 떠나는 삶을 준비하는 사람의 고백

27화.잘 사는 법보다 더 어려운 일, 잘 죽는 법

― 존엄하게 떠나는 삶을 준비하는 사람의 고백

엄마, 나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음의 순간까지 나답게 살고 싶었다.

존엄하게 떠나고 싶은 사람의 마지막 질문.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이름을 적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나를 선택했다

죽음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어느 날 거울 속의 내가 어머니의 얼굴을 닮아가고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품격 있게 떠나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그 드문 사람이 되고 싶다.

병원 창가에서 서명을 마쳤다. 죽음이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내 삶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품격 있게 떠나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그 드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죽음을 피하려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나답게’ 살아내고 싶었다.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완성을 위해, 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내 이름을 또박또박 적었다.
그 서명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마지막 선언이었다.

존중받으며 죽을 권리

― ‘어떻게 살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밤이 깊어지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내가 살던 집에서,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과 함께,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나의 삶의 방식은 내가 결정해왔다.
그런데 왜 죽음의 방식은 남이 정해야 할까?

왜 죽음 앞에서만 우리는 타인의 손에 모든 걸 맡긴 채 떠밀려야 할까?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행복,
그건 아마도 “존중받으며 죽을 권리”가 아닐까.

100세 현자의 선택

스코트 니어링(Scott Nearing).
그는 100세 생일을 맞은 해,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음을 선택했다.
“나는 충분히 살았다.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겠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그건 단순히 식음을 전폐한 행위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