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인 운동, 움직이는 고요
제8편
가장 고요할 때, 가장 멀리 나아간다
-정적인 운동, 움직이는 고요
한 달 동안 우암정 활터에 나가지 못했다.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바쁘지도 않았고 크게 아프지도 않았다.
그저 마음이 조금 가라앉아 있었고, 발걸음이 뜨겁지 않았다.
활은 내게 익숙한 존재지만, 가끔은 그 익숙함조차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다시 활을 들고 사대에 섰다.
자세가 흐트러졌다.
손끝의 감각은 무뎌졌고, 시선은 과녁을 향했지만 마음은 거기 닿지 못했다.
사범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셔야겠네요.”
선배 궁사도 짧은 조언을 덧붙여주셨다.
조금 민망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사대에 서지 않고, 다른 궁사들의 활 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모두의 자세가 자연스러웠다. 물 흐르듯 이어졌다.
쏘는 모습엔 군더더기가 없었고, 한 발 한 발이 묵직한 호흡처럼 느껴졌다.
‘나는 언제 저렇게 될까.’
질투나 조급함이 아니라, 배움의 마음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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