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조각

곤충과 나의 차이

by 이준서

1.


너의 권태를 구조에 의한 억압으로 포장하지 마라.

부조리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간 존재의 이유다.

의지박약은 네 정신을 좀먹고,

시기와 질투는 세상으로부터 너를 소외시킬 것이다.


그럼에도 세상의 병듦에 예민하게 저항하고자 한다면,

인간성을 잃지 않는 법, 사랑하는 법부터 연습해라.


2.


아... 진짜 말 존나 많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학생때는 시키는게 많았다면,

지금은 바라는게 많아. 주변 어른들도, 사회도.

그냥 하고싶은 공부하고, 놀고 하면 안되나?

민주주의 국가는 '자유'가 그렇게 중요하다며.

도대체 자유가 어딨는건데.



3.


바퀴달린 의자 세 개를

일렬로 놓고 누우면,
머리, 가슴, 배

나는 장수풍뎅이가 된다.


무광 흑갈색의 뿔이 이마에 솟고,

단단한 날개는 등 뒤에 숨는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

나는 언제나 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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