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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바랜 사진

by 장순혁

그대 떠난 이곳은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꽃이 피었고
눈이 내렸고
태양이 뜨다가
달이 뜨며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바다보다
산이 더 좋다던 그대

수평선보다
지평선이 더 좋다던 그대

그대가 좋아하던 이곳은
참으로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비가 내리고
마르지 않고
또 비가 오다가
한데 고여
바다가 돼버렸습니다

파도 소리
어디를 가나 들리고

바다가 되어
더는 꽃이 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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