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장순혁

잠잠히 내리는 비
흙냄새를 맡으며
길을 걷는다

길의 끝에 자리한
무덤 혹은 납골당
괘념치 않고 길을 걷는다

걸음을 내딛을수록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고
발자국 사이 간격이 좁아지고
허리가 구부정해진다

머리색이 흰색으로 변하고
손등은 고목같이 마르고
몸에 힘이 없어진다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느려짐을 온몸으로 느낀다
시야가 희미해진다

거의 다 다다랐다
몇 걸음 남짓하게 남았다
마지막까지

숨을 고른다
한숨을 내쉰다
다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내가 걸어왔던 길이
잘못된 길일지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삶은 참으로 아름다웠노라

생각조차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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