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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단 정선옥 May 05. 2024

Hi  남해!

사진과 함께하는 2박 3일 남해여행

몇 년 전에 이른 3월에 잠깐 들른 남해는 실망이었었다.

아마 응봉산(?) 산행 후 잠깐 들른 단체여행이어서 감흥이 떨어졌나 보다.(계절도 그땐 겨울에 가까웠다)


봄이 지나가는 5월에 어디로 갈까?


고민, 고민하다 이번엔 제대로 남해를 보기로 결정했고 2박 3일로 정했다.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이다.


남편 연휴가 다른 곳보다 이틀이나 빨라서 가능했다.


펜션(막상 와보니 민박인 듯!)도 싸게 예약하고 유명 관광지들도 한산하니 호젓하게 남해의 매력을 만끽 중이다.


첫 번째 관광지는 다랭이 마을!


여기가 이렇게 좋은 곳이었다니..


바다와 만나는 곳에 밭이라니..


온통 초록, 초록하니 예쁘다.



아침 일찍 내려오느라고 배가 고프니 맛집을 검색해서 멸치쌈밥을 주문했다. 그러나 우리 부부에게는 살짝 비리다. 반찬을 맛있게 먹고 특히 단호박식혜가 아주 맛있었다. (유자 막걸리가 마시고 싶었으나 운전 때문에 패스)



다랭이 마을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바닷길 둘레길로 이어져서 트레킹 하기도 제격일듯하다. (다랭이 지겟길)​​







우리가 머문 곳은 지족마을이었는데 이곳엔 죽방멸치가 유명한 곳이다. 멸치 잡는 법 중에 죽방렴을 이용해서 멸치를 가두어서 건져내는 방법이 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져내려 왔고 멸치가 스트레스와 상처 없이 잡혀서 맛있단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왜가리처럼 생긴 물새가 턱 하니 자리 잡고는 식사 중이었다.


(녀석, 너무 불로소득 아닌가?)





남해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오늘도 날씨는 화창!

남해로 내려올 때 남쪽이니 덥지 않을까? 싶었는데..


바닷바람 때문인지 어제는 살짝 추워서 두툼한 청자켓을 걸치고 다녔다.


(갱년기 들어서면서 추위에 약한 편이긴 하다)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남해 관광객이라면 꼭 가보는 '보리암'이다.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왔지만 걸어서도 경사진 길을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와서인지 내려다보는 경치가 대단하다.







보리암 관련 검색만 하면 나오는 곳이 금산산장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쉽게 이야기하면 매점 같은 곳이다.


전망 좋은 파라솔 아래 먹는 컵라면이 맛있다고 해서 성수기에는 줄을 서야만 한다



보리암을 내려와서 다음에 들른 곳은 은모래비치!

모래가 정말 곱다~~~~


아이들 풀어놓고 모래 장난하게 하면 좋을듯하다.


우리 집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고 당분간 손자, 손녀 볼 희망은 없으니... 패스!


강아지 시루나 데리고 와서 뛰어놀게 하면 좋겠다!


맨날 집에 갇혀있는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것 같은데 시루는 여전히 집에 있으니 그것도.. 패스!


중년 부부의 고독의 느낌을 살려 사진이나 한 장씩 찍어보았다.



배가 출출해서 네이버 할아버지께 여쭤보고 가까운 곳으로 물회를 먹으러 갔다.

평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영업 중이었고 인테리어가 아주 독특했다.


전복(?) 껍질로 식당벽면을 모두 메꾸었고 껍질 안에다 손님들의 메모를 남겨놓았다.


그리고 깡통을 이용해서 소품을 만들어서 곳곳에 전시해 놓았다.


나는 청소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고 남편은 꼼꼼함에 감탄스러워했다.


아이들 손님들이 오면 많이 좋아할 거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회가 맛있었다.


보통 물회하면 한치를 많이 넣었던 거 같은데 이곳은 멍게, 전복등을 넣었고 과일 스무디로 국물을 내서 상당히 맛있었다. 남해에서 먹은 음식 중에는 최고! 였던 거 같다.


생각해 보니 남해에서 찾아간 식당들은 모두 정갈하고 친절했다.


그런데 이런저런 질문을 해보면 꼭 이런 답변들을 한다.


"글쎄요? 남해 사람이 아니라서요..."


그렇다면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남해에서 창업을 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생으로 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도대체 남해 원주민들은 어디에 가신 걸까?



기대했던 설리 스카이 워크는....


밑이 훤히 보이는 유리 바닥이 생각보다 무서웠다.


(방송으로 볼 때는 뭐가 저리 무서울까? 싶었는데 한 발자국도 떼지 못했다)


그냥 예쁜 사진 찍은 거로 만족하기로 한다.



독일인 마을도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취향 저격이 아니어서 패스!


그래도 아이스크림은 맛있었고 집들은 예뻤다~



피곤하다!

아무래도 숙소로 돌아가서 재충전을 하고 나와야겠다~~~~


설리 스카이 워크와 독일인 마을을 생각보다 짧게 후다닥 보고 와서 시간이 많이 남았고


정해 놓은 다음 목적지도 없다.


숙소로 돌아가서 1시간 정도 누워서 공부해 보고 사천 케이블카로 가보기로 한다.


야경도 볼 수 있고 주말에는 사람들이 몰려올 테니 평일에 가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다.


사천이 남해와 거의 붙어있다는 것도 처음 안 사실!


결론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이러저러한 할인 조건이 있었지만 해당사항 전무인 우리는 일인 18000원의 케이블카 비용을 지불하여야 했지만


돈이 안 아까웠다. 중간중간 내려서 쉴 곳이 있다는 점도 좋았다.




사천에서 남해로 건너와서는 (걸어서) 문을 막 닫으려는 식당으로 들어가 배말 칼국수와 배말 톳 김밥을 주문했다.

김밥은 재료가 모두 소진돼서 불가능하다고 해서 칼국수만 먹었다.


역시 네이버 할아버지의 추천이었는데 맛있었다. 아무래도 제주의 보말 칼국수와 같은 게 아닌가? 싶다.


국물도 진한 것이 맛있었고 톳김밥을 못 먹은 게 많이 아쉽다~~


다행히 식당옆이 바닷가였고 일몰이 아주 멋졌다.

아쉽게 시간을 못 맞추어 케이블카에서는 못 본 일몰을 맘껏 볼 수 있었다.



남해 세 번째 날이 밝아 왔다.


다행히 삼일 내내 날씨는 화창하다.


우리는 관광객이 제일 안 (못) 갈 것 같은 바래길을 선택했다.


'바래'라는 말은 남해의 정서가 묻어 있는 단어라고 한다.


육지에서 밭에 나가 상추나 깻잎을 뜯어 밥상을 차리듯이 남해에서는 바다로 후다닥 나가 톳이나 미역, 조개 기타 등등을 구해와서는 밥상을 차린단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바래"하러 간다고 한단다.


헐... 바다에 먹거리가 지천이었었나 보다.


바래길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길이 아닌 남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길이라고 한다.


1코스부터 22코스까지 있고 총거리는 261km, 완주하려면 적어도 9일 이상 걸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선택한 길은 10코스 앵강다숲길의 일부분이다. 한 시간 정도 걷고 원점회귀하기로 했다.


잘 조성된 캠핑장을 통과해서 바다로 나왔다.




한쪽은 바닷길이고 한쪽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에는 밭이 있어서 양파도 키우고 콩도 키우고 있다.


그 위로는 모내기도 한창인데 계단식 다랭이논들이다.


관관지가 아닌 찐 남해를 만나고 싶다면 바래길을 조금이라도 걸어보길 추천한다.



바다 내음을 맡으면서 멸치 말리는 모습도 보다가...

집 앞동차를 주차해 놓듯이 작은 배를 묶어놓은 모습을 보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다. 깜놀!



쉬고 싶은데...

벤치도 그늘도 없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길이 아니라더니 가도, 가도 아무것도 없다~~


저어기 나무 아래 앉기로 한다.


그늘도 있고.. 앉을 만한 곳도 보인다.


'남해 여행 괜찮았지?' 뭐 이런 대화를 나눈 뒤에 조금 더 가보기로 하고 일어섰다.


가는 길에 차 한 대를 만났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바다에서 무언가를 봉지에 담아서는  차로 오시고 계셨다.


'무엇을 따셨어요?' 여쭤보니 톳을 주우셨다고 보여준다.


두부에다 무쳐먹으면 아주 맛있단다.


반찬거리 하러 나오셨단다.


앗! 현대판' 바래'는 자동차를 타고 나오시는구나~~~~



더워서 지칠 무렵 시원한 용소폭포를 만났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사막의 오아시스 마냥 시원했다.


한참을 쉬다가 우리는 돌아서 원점회귀했다.


아마 계속 바래길로 갔다면 다랭이 마을까지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려면 반나절은 가야 했을 것이다.


남해의 마지막 관광지인 이순신 바다 공원으로 가기 전에 앵강 마을에서 식사를 했다.

여기서는 멸치 회무침과 멍게 비빔밥을 주문했는데 멸치 회무침이 맛있었다.


골뱅이 무침과 양념소스가 비슷해서 국수사리를 추가해서 먹고 싶었지만 사리는 없었다.


역시나 친절~~~



바다가 보이는 공원이라니 멋지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이순신 공원이었다.


수원 화성이 연상되는 (물론 훨씬 작은 규모지만) 세트에 바다가 있었다.


아이들 놀기 좋게 놀이터도 잘 조성되어 있었다.


저어기 멀리 바다에 물새들이 몰려있다. 먹을 게 있나 보군!


그러나 나의 비루한 폰으로는 한 마리만 프레임에 잡혔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바래길을 조금 더 걸어보고 싶다.


남해의 원래의 모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와 보고 싶다~~~


그때까지 Good bye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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