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

잠시 멈추고 생각한다

by 전이슬

마틸드는 가난한 공무원의 아내다. 허영심이 있어서 가난한 생활에 불만이 많다. 어느 날 남편은 마틸드에게 무도회 초대장을 건넨다. 아, 너무나 행복한 마틸드. 그녀는 마땅한 장신구가 없어 부자 친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린다. 마틸드는 무도회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그만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마틸드와 남편은 많은 빚을 얻어 똑같은 목걸이를 사서 부자 친구에게 돌려준다. 이후 그녀는 빚을 갚기 위해 닥치는 대로 고된 일을 하고 초췌한 몰골이 된다. 10년이 지나고 우연히 부자 친구를 만난 마틸드는 그 목걸이가 모조품이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 글은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이다. 작가는 우리 인생을 절묘하게 ‘목걸이’에 비유한다. 진품이라고 생각한 목걸이를 위해 인생을 송두리째 걸지만 실상 그것은 가짜였을 뿐이라는 비극적 아이러니. 그 뒤에 숨은 무서운 냉소.


우리는 누구나 하나씩의 ‘목걸이’를 걸고 제 인생을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목걸이’를 걸고 싶어 한다. 인생의 어떤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것은 실로 아름답고 숭고하지만 때로 그 지점이 우리 내면의 과도한 허영과 헛된 욕심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작가는 한 편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점검케 한다.


지난 밤, 혼자 운전을 하면서 서강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밤풍경. 불빛이 너무 많아 어지러웠다. 그것들은 무심한 듯 빛났지만 참으로 위험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저 속에 들어 앉아 있을까. 불빛 중 하나를 나도 갖고 싶다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열린 창문으로 겨울바람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얼굴을 쳤다. ‘정신 차려!’ 바람이 이렇게 말했다.


기를 쓰고 달려들었던 인생의 많은 것들이 실은 자신을 스스로 조이던 나의 ‘목걸이’는 아니었을까. 제 그릇은 생각지도 않고 무엇이든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옥죄고 갉아먹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길로 가면 한참을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는 내비게이션의 안내가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 내 인생의 계기판은 지금 올바르게 설정되어 있는가.


오늘 외출준비를 하기 위해 나는 목걸이를 찾아 목에 걸었다. 그러면서 자꾸만 마틸드의‘목걸이’를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목걸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있으면 좋은가, 없으면 좋은가. 나는 답을 몰라 어떡해야 하냐며 자꾸 누군가에게 묻고 싶기만 했다.


KakaoTalk_20260119_160738499.png AI 생성 이미지 (google gemini)



※ 이 글은 불교신문 (2019.01.16)에 연재했던 에세이를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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