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부른 아이템 찾기
모든 스타트업들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지금도 수많은 창업가들이 생활의 불편함 속에서 해결점을 찾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비즈니스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창업가들이 갖는 착각이 있다. 과연 내가 생각한 제품과 서비스가 정말 고객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나를 위한 것인가이다.
앞서 자신이 겪은 불편함에서 아이템을 발굴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경험의 출발점은 자기 자신이었지만, 이를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서비스가 자신만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 즉 시장에도 충분한 니즈가 있는 불편함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떠올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 자신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도 유용함을 제공해 주는 아이템이었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시야에 갇혀 내가 생각한 아이템이 수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자신감과 착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이는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창업실패의 가장 흔한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자기식 아이템’의 함정에 갇혀 버린 경우이다.
사업의 본질은 다른 사람들의 불편, 불만, 어려움을 긁어 주고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내놓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치가 있을 때에만 나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지갑을 열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주는 창업 아이템은 당연히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 때문에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템을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진화시켜야 하며, 혹시나 나만의 시야, 자뻑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시야를 넓히고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니즈가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우선 시장으로 나가서 고객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유망한 창업 아이템을 찾으려면 대기업 연구소 연구원들이 퇴근할 무렵에 근처 커피집이나 맥줏집에 가서 앉아 있으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들이 커피나 맥주를 마시면서 하는 대화를 주의 깊게 엿듣다 보면 그들이 지금 느끼는 기술적 난제가 무엇인지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고민하는 이야기들이 곧 기술 스타트업에게는 중요한 고객의 니즈일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빠르게 파악하라는 뜻일 것이다. 내가 아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운영자였던 한 지인은 늘 회식자리에서 건배사를 우문현답이라고 외치면서 현장(market)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해주었다.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뜻인데, 센스 넘치면서도 정말 기억해야 될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실제 국내 스타트업들 중에도 시장의 목소리와 고객의 불편함에 집중함으로써 성공을 이끌어 낸 사례가 많다.
이제는 유니콘기업으로까지 성장한 토스의 이승건 대표. 그는 토스 이전에 8번 정도의 창업 실패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가 분석한 자신의 실패 원인은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계속된 실패 이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목표로 자세를 고쳤다는 이승건 대표. 이를 위해 창업 과정 3개월 동안 전 직원이 사무실이 아닌 신촌, 강남, 홍대 등의 커피숍으로 출근해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집요하게 관찰했다는 일화는, 이제는 스타트업계에서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장에 직접 나가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발품을 판 덕분에 핀테크 시장의 혁신을 가져온 간편 송금서비스 토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7전 8기 창업가로 유명한 인테리어 O2O 플랫폼 집닥의 박성민대표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이커머스업체 등을 창업하며 신용불량자로까지 전락한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다.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그가 발견한 해답도 바로 고객이었다.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인테리어 시공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 주는 사업을
만들자고 결심한 순간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건설업계에 종사하면서 쌓은 꼼꼼한 시장분석을 토대로 ‘고객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문제에 집중한 덕분에 고객이 원하는 사업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객의 니즈가 있는 아이템을 찾는 또 다른 방법은 바로, 남들의 사소한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직접 현장에 나가서 발품을 파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의외로 쨍~ 하는 사업 아이템을 캐치할 수 있는 기회는 술자리나 친목모임, 반상회 등 일상 곳곳에서 우연히, 수시로 만날 수 있기도 하다.
국내 최초의 낚시 예약 O2O 플랫폼으로 승승장구 중인 ‘물 반고기 반’의 박종언 대표는 우연히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사업 아이템을 캐치한 경우다. 낚시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낚시를 자주 다니는 친구가 내일 낚시를 가고 싶은데 당장 예약 가능한 곳을 알 수가 없어서 못 간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고 한다. 술자리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얘기였지만, 박종언 대표는 당장 시장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시장을 살펴보니 낚시 인구와 낚시 업주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이 서로 연결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마치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달하기 이전의 펜션 시장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그는, 낚시인들과 낚싯배들을 연결하여 마치 호텔이나 펜션처럼 실시간으로 낚싯배를 예약할 수 있는 O2O 서비스를 출시함으로써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게 된다. 만약 낚시에 빠진 친구의 소소한 불평이려니 하고 넘겨 버렸다면, 국내 레저 시장에서 등산 인구를 위협할 만큼 성장하고 있는 낚시 시장에서 대박의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를 일이지 않을까?
다시 한번 기억하자! 고객의 니즈가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싶다면 주변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늘 촉수를 열어 두라! 우연히 캐치한 아이템이라도 생산적인 why의 과정을 거쳐 실체화시킨다면 무한한 비즈니스 기회가 여러분 앞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