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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중입니다.
by JJ Aug 04. 2018

부부의 집

주말부부 끝, 다시 신혼 생활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첫 신혼집은 부천에 있었다. 결혼할 당시 남편은 목동에, 나는 인천에 회사가 위치하여 두 사람 모두 출퇴근이 용이한 '부천'이라는 도시에 신혼집을 얻었다. 여느 신혼부부와 마찬가지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기에 발품을 팔아 전세 계약을 했다. 입주 날짜는 결혼하기 3일 전. 가전제품이며, 가구는 신혼여행을 간 사이에 부모님께서 받아주셨다. 거실 겸 큰방과 침실 방, 주방과 화장실, 베란다가 있는 동향의 복도식 아파트였다.

집에 밥상이 없어서 라면박스에서 먹은 저녁, 이것도 추억이 되었다.
우리 집의 특별한 소파, 집에서 차에 앉아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텅 빈 공간은 넓어 보였지만 살림이 늘어나자 공간의 협소함이 느껴졌다. 184cm의 큰 키에 80kg 후반의 J는 나보다 더 그러했다. 그런대로 살아가던 집에서 이사를 결정하게 된 것은 두 사람의 회사가 모두 서울로 이전하면서였다. J는 서울 목동에서 성수동으로, 나는 인천에서 성산동으로. 두 사람의 출퇴근 시간만 합치면 하루의 5시간이 넘어갈 때가 많았다. 단지 잠만 자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너무 비효율적이었다. 결국 J는 독립을 선언했다. 이렇게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운전하는 시간이 너무 길고, 그만큼 위험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하고 자정이 다 돼서야 집에 돌아오는 패턴. 우리는 심플하게 삶을 결정했다. 주말부부로서의 삶을. 누군가는 신혼인데 너무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부럽다고 했다. 나는 그저, 지금 우리의 환경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깊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더 나아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렇게 4개월 동안 주말부부로의 삶을 살았고 7월, 드디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부천 집에서 보던 하늘, 우리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뷰. 잊지 못할 거다.


 이사가 늦어진 이유는 세입자를 구하는 기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전세 계약 만료 전에 집을 내놓은 거라 집주인은 천하태평이었고 우리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다른 부동산에도 집을 내놓고 싶었지만 집주인은 거래를 하는 부동산 한 곳에만 집을 내놓길 원했고 결국 그만큼 이사는 늦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감사한 건, 지금의 집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작년 말부터 이사를 하기 몇 주 전까지 30곳이 넘는 집을 알아보았다. 마음에 드는 집은 금방 다른 사람이 계약을 하였다. 계약금이라도 걸어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이 나가지 않았는데 무턱대고 계약을 할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살던 집에 세입자가 나타나고 서둘러 집을 구해야 했다. 베란다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면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고 주차장이 있으면 집 구조는 형편없었다. 우리가 원하는 조건의 집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냥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을 때 지금의 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상가주택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집 구조가 너무 좋았고 반드시 차 한 대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해준다는 특약에 마음이 놓였다. 남편과 한 번, 부모님과 한 번, 2번에 걸쳐 집을 본 후 계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이사를 하는 날, 짐이 다 빠진 부천의 신혼집은 또다시 큰 느낌이었고 이사를 하는 성산동의 집은 왠지 모르게 작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하랴. 이제 우리는 다시,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으니 이보다 좋은 게 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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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매일을 소설처럼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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