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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장터목

by 캘리그래피 석산

'장터목'이란?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 320-103에 위치한 등산객들의 대피소로 대한민국 국립공원 19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천왕봉(해발 1,915.4m)을 오르는 코스에 자리하고 있어 더더욱 등산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곳이다.

김창환 선생의 시집 '추동춘하 그 유예된 시간 ; 장터목' 캘리그래피 제호

시인 김창환 선생은 시집 '추동춘하 그 유예된 시간: 장터목'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1년이라는 순환의 고리에서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잊혀 가고 다시 태어나는 자연의 이야기들을 그리움과 정겨움, 소중함에 대한 고찰.., 한편으로는 조금은 애달픈 이야기들을 꺼내어 반추하면서도 현실을 견디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사실적인 논조로 담으려 했다.


처음 김창환 선생과는 이메일로 소통이 이루어졌다. 장터목에 수록된 시 내용의 일부를 보내주기도 했고, 내가 살고 있는 섬에 대한 이야기들을 잔잔한 어조로 표현해 주기도 했다.

일단 문장력에서 다른 여타 시인들과는 분명한 선긋기로 차별성이 뚜렷했고, 표현력은 상상 이상의 세계를 얹어 주었다.


우선, 제호를 쓰기 전에 지리산 장터목에 대한 정보수집을 수차례 모으기 시작했다. 계절 따라 오르내리락하는 수많은 등산객들의 모습들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높고 험준한 지리산 장터목에서 일하는 산지기들의 애환도 그려보고, 계절에 따라 사라지고 태어나는 동, 식물의 생태계도 면밀히 분석하면서..., 그리 녹녹지 않았던 '장터목'의 서체 방향을 생각하고, 어떤 모습으로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만 했다.


"그리 쉬어 보이는 글자가 아니었으면 한다."


"어렵게 읽히는 느낌의 글자는 제한하자."


이 두 가지 화두를 앞세워 쓰기 시작한 '추동춘하 그 유예된 시간; 장터목'은 2018년 무술년 새해와 함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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