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고양이가 싫다고 하셨어

아빠의 비염과 고양이

by 자람

아이들 아빠는 오랫동안

비염으로 고생해서 였는지

모든 네발 달린 동물들을 싫어했다.

동물들 옆에 가면

심한 재채기를 한다는 이유였다.


시골에서 자랐음에도

마당 멀리 끝에 매어 놓은

집을 지키기 위한 개가 어린 시절 기억하는

유일한 동물이었다고 한다.


그와는 반대로 나의 어린 시절 우리 집은

고양이들로 바글거렸다.

일부러 많이 키우려던 건 아니었는데,

그땐 지금처럼 고양이 중성화 수술

같은 게 일반화되지 않았던 터라

시골 주택에서 쥐를 잡기 위해 들여놓았던

고양이 한 마리가 번식을 해서

어느 해 엔가는 고양이3대가

거의 서른 마리 정도까지

늘어났던 적도 있었다.


물론 주위 지인들에게 무료로 분양을 하며

다시 3~4마리 정도로 유지했지만,

고양이는 우리 가족에게, 그리고

우리 세 딸들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우리 남편은 내가 첫 번째 길냥이

포도를 데려 왔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어했다.

빨리 입양 가정을 알아보라며

매일 같이 재촉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포도는 처음에 배변을 잘 가리지 못해

온 집안이 응가와 쉬 냄새로 가득했었다.

그때가 한여름이었으니

무척이나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나 후각이 예민한 남편으로서는

여간 곤욕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제 막

우리 집에 온 아기 고양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 건 매우 서운했다.


1~2주 정도의 배변 훈련을 통해

포도는 이제

모래 화장실에서 볼일을 잘 보는

깔끔한 고양이가 되었다.


이때부터 였던 것 같다.

관심을 주지 않던 아빠가

고양이 포도에게

한 번씩

눈길도 주고, 손길도 주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포도가 귀찮아할 때까지

쓰다듬고 또 쓰다듬어 주었다.

어떤 날은 바퀴 달린 의자에

포도를 태워 유모차처럼

거실을 밀고 다닌다.


참 많이도 변했다.

아이고 예뻐라~
잘 때도 꼭 함께 한다.

그러나 아직도 비염은 심하다.

고양이 포도를 안아주고 나서

한참씩 '에취 에취'할 때면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든다.

포도랑 아빠랑~
동치미가 입양가기전 아빠와 함께~

포도의 뒤를 이어 동치미가 우리 집에

왔을 때에도 아빠의 고양이 사랑은

계속되었다.


누가,

아빠가 고양이를 싫어한대?

이렇게 매일 고양이와 함께

죽고 못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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