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urant à Antibes
두 세 번 갔던 걸로 기억하는 레스토랑.
올드타운의 중심에 자리잡은 Marché provençal (말그대로 직역하면 프로방스 시장, 각종 프로방스 지방의 특산품, 치즈, 신선한 야채와 각종 과일, 향신료 등을 파는 시장) 입구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 항상 꽃 들이 테이블에 장식되어 있어 인상적이었던 곳인데, 올드타운을 드나들었던 횟수에 비하면 자주 들렀던 곳은 아닌 듯 하다. 늘 지나쳐 가는 길목이었던 탓이리라.
La Forge는 올드타운에 다다르는 대로변과 (일방통행도로 1차선에 불과하지만) 인도에 접한 레스트랑이어서 오픈된 공간을 잘 활용하여 레스토랑 밖 탁트인 공간에서 다이닝을 할 수 있는, 입지가 나름 괜찮은 곳이다. 올드타운을 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곳이기도 한데, 또 올드타운의 중심은 아니어서 그냥 스쳐가기도 쉬운 곳. 그러나 우리는 빠꼼히 눈여겨보고, 관광객이 많은 여름은 피해, 나름 한적한 봄/가을에 좋은 날씨가 가득한 날, 식사했던 곳이기도 하다.
오픈 테라스 공간을 꽃들로 정성스럽게 또 아기자기하게 다듬어 놓으셨다. 깔끔한 레스토랑 주인 부부의 취향이라 짐작한다. 남편은 쉐프, 부인은 서빙을 하신다.
전채로 Foie gras(프와그라)와 달팽이 요리. 프랑스에 오기 전엔 프와그라에 심취한 본 적이 없었는데,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지, 전채로 먹어볼 기회가 많아서 그런지, 자주 먹게 됐더랬다. 잘 구워진 빵에 프와그라를 버터처럼 얹듯이 잘 발라 먹으면 일품이다. 약간의 야채로 중간중간 입가심하며 살짝 곁들여 주신 가니쉬로 전채를 마감. 꿀맛이다.
달팽이 요리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껍질을 제거한 달팽이를 바질, 올리브유를 듬뿍 담아 오븐에서 구워냈다. 메인코스를 접하기 전에 위를 자극하고 준비시키기에 충분하다.
주요리로 애정하는 Daurade (지중해 생선의 일종, 우리나라로 따지면 돔 정도 될라나? 꼭 맛보시길 추천) 및 흔한 스테이크. 양은 좀 작은 편인데 대신 야채 가니쉬가 풍성하다. 집에서 잘 준비한 정찬을 대접받는 느낌이다.
그리고 디저트.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드셨다는 티라미슈 그리고..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달콤새콤했던 세 가지 종류 크림. 전채-메인-디저트 세 가지를 맛보는 코스이지만,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맛을 즐긴 듯 하다.
문득 궁금하다. 이 레스트랑은 아직 거기에 있을까?
다시 앙티브를 찾는 날, 무심히 쓱 방문해서, 그 때 그 부부의 모습을 다시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기품있게 친절하고 정성이 가득했던 La Forge의 중년 부부가 문득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