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산다
아침부터 제법 봄 같더니 낮에는 한층 기온이 올라갔다. 계절에 맞지 않게 포근한 날씨라 이대로 진짜 봄이 오는 게 아닐까……하고, 무심코 기대하고 말았다.
하지만 ‘입춘’이 지나면 다시 한겨울로 돌아간다. 사실은 입춘부터가 가장 혹독한 계절의 시작이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다음 날이 되자 달콤한 기대를 깨부수듯 강렬한 한파가 찾아와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른 봄에는 난기류에 휩쓸리듯이 기온이 급격히 오르내리며 몇 번이고 여진이 반복된다.
그때마다 생각한다. 한 번 죽은 계절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 험난한 길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
그다음 날에는 비가 내렸다. 차갑게 얼어붙었던 하늘이 아주 살짝 누그러졌다.
오늘은 ‘우수’. 눈이 비가 되고, 얼음이 물로 변하는 계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