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럼 대신 키보드 Oct 06. 2023

서울 입성

나만의 작은 옥탑방

7월의 말 햇빛이 엄청나게 강해서 더위를 많이 나로서는 굉장히 힘든 한 여름, 여름에 제일 덥다는 맨 꼭대기의 옥탑방으로 난 들어가게 되었다. 맨 꼭대기 층이 아닌 다른 방을 구할 수도 있었으나, 내 의지로 옥탑방을 구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하면, 대학교 시절 소음에 취약한 원룸에 자취하면서 느낀 경험상 같은 층간소음을 겪더라도 맨 위층에서 겪는 게 훨씬 낫다는 거였다. 맨 위층이면 위층은 더 이상 없는 거니 집 위층에서 울리는 느낌이 온다 할지라도, 밑층에서 올라오는 소음이니까 소음의 위치를 찾는 거 만으로도 심리적 안정이 된 달까 나. 


그렇게 나는 백팩을 등에 하나 메고, 자주 쓰지도 않던 캐리어에 여름용 옷들을 담아서 한 여름에 서울의 옥탑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옥탑방에 들어가기 전, 계약금을 제외한 보증금과 월세를 집주인분을 만나서 이체를 시켜드리고 드디어 방을 열고 내가 서울에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나만의 아늑한 그 공간을 처음 만났다. 날씨만큼이나 그 공간과의 만남은 매우 뜨거웠다. 


나처럼 땀이 많은 사람은 여름에 마치 녹는 아이스크림 같다


서울에 대한 설렘이 아직 꺼지지 않은 상태라, 비교적 이전에 고시원에 입주할 때와는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지 않았었다. 입주하는 날에 맞춰 우체국 택배로 보낸 몇몇 짐들을 꺼내 정리를 하고, 캐리어와 백팩에 있던 짐들을 풀고 나니 몸에 힘이 짝 빠졌다. 짐을 다 풀고 나서 방안에 있어보니 확실히 한 여름에 맨 위층에 위치한 옥탑방은 마치 시원한 냉동실을 나와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 마냥 내 몸은 녹아내렸다.



작가의 이전글 서울도 한 번 찍고 가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