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16시간을 날아 집에 도착했다.
3개월간 집을 비울 예정이라 냉장고도 싹 비우고,
채소칸까지 말끔히 청소하고 떠났었다.
새벽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몸도 마음도 널브러진 상태.
차 타고 나가면 근처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정도는 쉽게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기나긴 여행을 마치고
나를 반겨줄 소박한 집밥이 간절했다.
마지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마트 앱을 켜고 일주일 동안 먹을
식재료를 우리가 도착하면 받을 수 있도록
배달을 예약해 두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달 온 채소들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소고기 다짐육과 함께 볶아 카레를 끓였다.
365일 쉬는 날 없이 근무해 오던 전기밥솥도
휴가를 끝내고 복귀할 차례였다.
현미 6컵을 씻고 물은 조금 넉넉히 부어
밥을 지었다.
그릇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현미밥을 담고,
카레를 얹자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한 끼가 완성됐다.
‘참 잘 왔다. 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위로해 주던 집밥.
기나긴 여행을 끝으로 집에 돌아오자
이곳이 바로 우리가 일상을 만들어가는 곳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동안 쌓인 먼지를 닦아 내고,
이불을 세탁하고,
식탁에 둘러앉아
아주 심플한
집밥 한 끼를 먹는 감사함.
그건 바로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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